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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산 이야기

엄마랑 함께 천황산3/엄마하고 내남자하고

by 벗 님 2014. 5. 16.

 

 

 

 

 

 

천황산 사자봉에 올라보니..

영남알프스 수려한 능선줄기가 시야 가득 들어온다.

 

산은 이렇게 기대이상의 보답을 해준다.

올라오느라 헉헉대며 힘들었던 거..

아무것도 아니게..

 

산은 이렇게 또 나를 품어준다.

 

 

 

 

 ♥

 

 

 

 

 

 

 

 

상투봉 (1108m)

 

 

 

 

 

 

 

 

 

엄마는 이곳에서 할미꽃을 발견하셨단다.

할미꽃을 보려고 고개를 수그리니

바로 옆에 커다란 영지버섯이 있더란다.

 

사진 담느라 뒤처진 나에게 영지버섯을 보여주시며..

할미꽃 있던 자리를 가르쳐주시려는데..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몇 번을 왔다갔다 살펴 보아도..

할미꽃의 흔적이 없었다.

"분명 여기 어디 할미꽃이 있었는데.." 하시며

엄마는 의아해 하신다.

 

울엄마를 무척 아끼시는 산신령님께서

엄마에게 영지버섯을 주고싶어 영험을 발휘하신 걸까..

나는 괜히 그런 생각이 든다.

 

 

 

 

 

 

 

 

 

 

 

 

 

 

 

 

 

 

포근한 갈대밭숲에 자리를 잡고

 

간단히 사간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는다.

 

 

아까 올라오며 먹은 절편이 아직 소화가 안된 건지..

 

아직 배가 든든했지만..

 

 

산에서 울엄마랑 함께 하는 식사는 그저 맛날 뿐이다.

 

 

 

 

 

 

 

 

 

 

 

 

 

 

 

 

 

저기 앉은 한 무리의 사람들은 시산제를 지냈단다.

 

 

떡이며 고기며 먹을 게 많다고 지나가는 산꾼들마다 불러..

 

 

드시고 가란다. 

 

산에서는 누구나 서로 정겹다.

 

 

 

 

 

 

 

 

 

 

 

'

 

 

 

 

 

 

 

 

 

 

내남자가 자꾸 케이블카 타고 내려가자 한다.

 

 

하지만 엄마는 힘들게 올라와서

 

내려가는 데 10분도 걸리지 않는 케이블카를 왜 타느냐고..

 

 

나도 엄마의 말에 동감이다.

 

 

그러나 장모님께 케이블카 태워드리고 싶어하는

 

내남자의 그 마음이 고맙다.

 

 

 

 

 

 

 

 

 

 

 

 

 

 

 

 

 

 

 

 

 

장모님과 맏사위.. 울엄마와 내남자..

 

 

 

 

 

나보다도..내남자보다도..

 

내가 아는  산 타는 사람들 중 어느 누구보다도

 

산을 잘 타시는 울엄마..

 

 

산에만 오면 너무 좋다..좋다..

 

행복해 하시는 울엄마..

 

울엄마랑 함께 산에 오면 너무너무 행복한 나..

 

 

멀리 살아도..

 

기회만 닿으면 이렇게 장모님 모시고 산행해주는..

 

참 고마운 남자..내남자..

 

 

 

 

 

 

 

 

 

 

 

- 벗 님 -

 

 

♬~~김두수 - 시오리길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