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사는 이야기

소풍

by 벗 님 2014. 6. 5.

 

 

 

 

 

 

저번 벚꽃이 한창  눈부실 때..

그리고 벚꽃이 하늘하늘 지고 온 산이 연두빛으로 물들어 갈 때..

우리 셋은 도시락을 싸서 정발산으로 소풍을 갔었다.

 

지난번 아카시아 향기 온 산에 흩날릴 때도 ..

소풍가자..했지만..

그땐 세월호 사건으로 여여치 못해..

그날의 소풍약속을 오늘에서야 실행한다.

정발산으로..

 

 

 

 

 

 

 

 

 

 

 

 

 

 

 

 

 

 

내가 좋아하는 숲길로 접어들기 전 자연학습원 습지..

 

작년 가을엔 갈대 우거진 이곳에

 

하얀개망초가 군락을 이루어 피고 있었다.

 

햇살 따갑고 무더운 날이라

 

습지 한가운데 시원히 분수가 물을 내뿜고 있다.

 

 

 

 

 

 

 

 

 

 

 

 

 

 

 

 

 

 

 

 

어느 사이 계절은 여름으로 치달리고 있고..

하루가 다르게 햇살은 강렬하다.

숲길의 초록도 진초록으로 점점 짙어져가고 있다.

 

저만큼서 나를 기다리는 여인네 둘..

다음에 나 홀로 한 번 더 와야겠다.

 

개망초 담으러..

 

 

 

 

 

 

 

 

 

 

 

 

 

 

 

 

 

 

 

 

"언니, 뒷모습에도 초상권 있어."

늘 뒤에서 사진을 담는 나에게 농담처럼 한마디 한다.

 

요즘 나와 가장 가까운 그녀들..

우리 셋 다 참 다르지만 ..

기본 심성이 곱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편하고 그래서 잘 통한다.

함께 있으면 마니 웃고 농도 마니 하고..

스스럼없이 편한 그녀들..

 

나는 그녀들 뒤에 몇 발짝 떨어져 걷는다.

사진을 담는 이유도 있지만..

그냥 이 아름다운 숲길을 걸을 땐..

홀로 이런저런 상념에 빠지곤 한다.

 

 

 

 

 

 

 

 

 

 

 

 

 

 

 

 

 

 

 

 

 

 

 

 

 

 

 

 

 

 

 

 

 

 

 

 

 

 

 

 

 

 

 

 

 

 

 

 

 

 

 

 

 

 

 

마침내 숲길이 끝나면 너른 평지가 나온다.

이곳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없이 참 평화로운 느낌이 드는 장소이다.

 

봄이거나 가을이면 유치원생이거나 초등생들이 소풍을 나오기도 하고..

더러 나들이 나온 사람들의 무리도 보이곤 한다.

 

오늘도 소풍 나온 팀들이 여럿 눈에 뜨인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이다.

 

 

 

 

 

 

 

 

 

 

 

 

 

 

 

 

 

 

 

 

무더운 날이라 산길의 개울에도 비록 인공인지만

돌돌 개울물이 흐르고..

물레방아도 시원히 돌고 있고..

연못에는 수련도 곱게 피고 있다.

 

애초의 계획은 이곳에서 도시락을 까먹기로 했는데..

정자에는 사람들의 발자욱으로 흙투성이고..

물레방아 옆의 벤치에는 아저씨 한 분이 길게 누워 오수에 빠져계셨다.

 

하는 수 없이 우리는 등산?을 해서

전에 우리가 유했던 정상의 평심루로 가기로 한다.

 

 

 

 

 

 

 

1155

 

 

 

 

 

 

 

 

 

 

 

 

 

 

 

 

 

 

 

 

 

 

 

 

 

 

 

 

 

 

 

땀방울 송글송글 맺히게 평심루에 올랐는데..

하필..보수공사 중이란다. 

해서 운동기구 있는 근처의 벤치 한적한 곳에서 도시락을 먹기로 한다.

이미 마니 늦은 점심..오후 2시를 훌쩍 넘겼으니..

 

집에 있는 걸루 간단히 사오자 했건만..

이 여인들..참 정성스레 도시락을 사 왔다.

 

행복했다.

내가 좋아하는 맛난 음식들이 푸짐해서..ㅎ~

 

 

 

 

 

 

 

 

 

 

 

 

 

 

 

 

 

 

 

 

 

 

 

 

커피는 도서관 휴게실에 가서 먹기로 하고 하산하는 길..

미니골프장 우거진 울타리에 장미넝쿨이 너무 예뻐..

나는 또 걸음을 멈추고..

 

저만큼 앞서 가던 두 여인은

나를 기다리며 네잎크로바를 찾는 중..

 

 

 

 

 

 

 

 

 

 

에어컨 빵빵한 도서관 휴게실에서

 

달달한 믹스커피 마시며..

 

무더웠지만 참 행복했던 우리들의 소풍을

 

마감한다.

 

 

 

 

 

 

 

 

- 벗 님 -

 

 

 

 

'♥삶 >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란댄스 회식 2차/秀노래방  (0) 2014.06.07
파란댄스 회식 1차/월남쌈밥집  (0) 2014.06.07
파란댄스 소풍/심학산  (0) 2014.05.31
소풍  (0) 2014.05.18
하루 봄비가 내린다  (0) 2014.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