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스물 한 살 때 어떤 어진 이가 하는 말을 들었다.
동전과 금전 은전은 다 주더라도 네 마음만은 주지 말아라.
하지만 그때는 내 나이 스물 한 살이라서 그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87년 1월 24일. 금. 비 바람..
지금 새벽 2시 33분..
내 두 줄기 눈물만이 하염없이 쏟아지는 새카만 정적의 세상이다.
잠들고 싶다.
쌔근쌔근 잠자는 아가의 천진한 모습을 꼭 한 번만 보고 ..
그러한 어설픈 흉내를 내면서 영원한 나라로 가버리고만 싶다.
세상사 모든 일이 내겐 힘겹고 무섭고 지독히도 떨린다.
내 호흡이 파르르 떨리는 애처러운 소리를 나는 매일 들으며 괴로와 한다.
오늘처럼 세상이 암담해 보이는 날엔..
과연 내일 태양이 다시 떠오를까 하는 미혹을 일으키게도 된다.
밝은 햇살의 미소와 내 마음의 미소는 너무 대조적이다.
감히 하나님을 부를 수도 없을만큼 내 아픔이 내 양심이 부끄럽다.
이 땅덩어리 위에 내가 설 곳은 어디이며 ..
방황하는 내 슬픈 영혼이 잠시나마 안식할 곳은 어디일까?
아무데도 없다.
오로지 모든 것을 잃어버릴만큼 생명의 끈이 잘려버리면 될 것이다.
내게 티끌만치의 순수라도 남아있다면..
활활 불태워 한 줌 재로 만들어 버리고 말텐데..
- 스무살 일기 -
'♥추억 > 스무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 하나만의 내가 되고싶다 (0) | 2014.03.09 |
---|---|
네가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0) | 2014.03.02 |
추운 날 (0) | 2014.01.30 |
눈이 내렸다 (0) | 2014.01.29 |
이름 없는 여인처럼 (0) | 2014.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