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큰댁에서 차례를 지내고 서둘러 영덕 갈 채비를 한다.
아빠 돌아가시고 처음 맞는 설날..
동생들은 시댁에서 얼른 차례 지내고 엄마네 가서 다들 아빠께 제사를 올렸다고 한다.
차례 지내고 다들 아빠산소에 가기로 한 친정식구들..
그렇게 배려해 주는 착한 제부들이 참 고맙다.
설날 며칠 전에 동생 홍랑이랑 엄마는 아빠산소엘 다녀갔다고 한다.
둘째제부도 마침 영덕에서 시합이 있어 다녀갔다고 하고..
홍주네도 따로 다녀갔다고 한다.
어쩐지 아빠 무덤 위에 과자 부스러기가 흩어져 있어..
뭐지..했는데..
홍주네가 생전에 아빠께서 주전부리로 즐겨 드시던
맛동산..을 뿌려놓은 거라 한다.
'맞아..울아빠 담배를 그리 태우시면서도 맛동산 과자를 참 즐겨 드셨지..'
♥
울산에서 출발하는 엄마랑 동생네 식구들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햇살 따스히 비추이는 울아빠 무덤..
올해 설은 봄날처럼 따스하다.
저번에 베다 만 아빠무덤 앞의 떡갈나무들을
상호오빠가 거의 다 베어놓았다.
따로이 부탁을 하긴 했지만 이리 말끔히 베어놓으니..
참 고마왔다.
나에게 오빠뻘이지만 일흔이 넘으신 상호오빠..
키도 인물도 훤칠하신 상호오빠가 고향을 지키고 있어..
이런저런 일들을 봐주시니..
든든한 맘이 든다.
시댁에 손님이 많아 오지 못한 홍주네만 빼고 다들 모였다.
생전에도 이렇게 우리 식구들 다들 모이는 것을 참 좋아하셨던 울아빠..
누구네가 늦거나 오지 않으면 전화를 해서 왜 안오느냐..빨리 오너라..
그렇게 딸들 식구 중에 한 명이라도 빠지면 무척 서운해 하셨더랬는데..
홍주네가 오지않아 조금 서운하실려나..
그래도 얼마 전에 미리 다녀갔다 하니..
이해해주시겠지..
아빠께 세배 올리고..
바로 곁에 있는 큰엄마랑 바로 옆 등성이의 할머니 무덤에도
세배를 올린다.
살아 생전 세상없이 착하기만 하셨던 맏엄마..
그 고왔던 성품처럼 맏엄마의 무덤은
언제봐도 푸근하고 정겨운 느낌이 든다.
따스한 날 만큼이나 마음 따스했던 하루..
울아빠 만나고 돌아가는 길..
언제나처럼 엄마는 마지막까지 홀로 남아
아빠와 작별인사를 하신다.
- 벗 님 -
묵익점 선생 후손들이 살고 있지~~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를 잘 이어가고 계신 모습
정겹습니다
하늘아라에 계신 아버님도
흐뭇하게 내려다 보셨을 겁니다
아버지 벗님의 DNA로 정서에 민감하시고 뭐든지 조금은 샤프한 분이셨던 같
읍니다. 그놈의 담배-- 담배와 이야기 하시느라고--. 손주들의 세배받으시고
더욱 편하게 후손들을 보살필 것입니다. 좋은 명절 보내셨읍니다.귀감입니다.
그리고 후손들의 마음과 정성.
덕분에 행복해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평안하십시오~~
천개의 바람되어 - Akikawa Masafumi 하모니카 연주
'♥삶 > 가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얀 그리움 (0) | 2014.02.27 |
---|---|
아빠, 올 겨울 참 따스해요 (0) | 2014.02.07 |
사촌들 (0) | 2014.02.06 |
밭둑길을 따라 (0) | 2014.02.04 |
큰댁에서의 말 채취 풍경 (0) | 2014.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