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12월 26일 새벽 01시 06분..
방안 공기가 싸늘하다.
일곱장의 엽서를 쓰고 <양치는 언덕>이란 소설을 읽었다.
여자의 운명이란?
이 얼마나 가련하고 허망한 것일까?
남자에 대해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소녀가 여인으로 변모할 때..
아! 그건 마음 산산이 찢기는 아픔이 있기 마련..
욕망이란 순수한 본능이지만 ..
이 욕망에 굴복하는 우리네 인간..남자의 욕정에 ..
경멸과 증오 그리고 쓰라린 눈물을 보낸다.
가치롭고 영적인 생을 살고싶다.
보다 정적이고 숭고한 그러한 사랑을 하고싶다.
벗어날 수 있다면..
때묻은 옷을 벗어버리듯 그렇게 훌훌..
벗어버릴 수 있다면..
아! 우리 인간의 진실이 한계가 있음을 생각하기란?
고통이 흐르는 눈물..
아! 눈물로도..
이렇덧 고여 넘치는 뜨거운 마음으로도..
마음의 안정을 구할 길이 없다.
두 손 꼭 잡고 간절히 애원하며 주르르~ 떨구던 눈물..
그 눈물 속에 흐르던 맹세..
이젠 정처없는 허무한 두 줄기 강물이 되어 있을테지.
하느님!
애절한 음성으로 당신을 불러봅니다.
부디 제 곁에 오시어 제 잘못을 꾸짖어주소서!
하느님!
진정..당신이 계시다면 이 하늘 아래 울고있는 저를 저버리지는 마소서!
잘못된 사랑을 받고있기에 아픈 가슴입니다.
그 사랑이 잘못인 줄을 알면서도 냉정할 수 없기에 울고마는 저입니다.
끝없이 나뭇잎이 진다.
멀리서 내려오듯
하늘의 넓은 정원이 시들어 가듯이
거부하는 몸짓으로 잎이 진다.
(일기장 귀퉁이글)
- 스무살 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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