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12월24일. 0시5분..크리스마스이브..
엄마의 젖은 눈이 자꾸만자꾸만 나를 가슴으로 전율케 한다.
너무 착하시기만 우리 아빠..
그래서 언제나 손해만 보시고 그래도 세상에게 아무 원망 않으시는 나의 아빠..
어느덧 얼굴에 하나둘 늘어만 가는 주름살..
아! 얼마나 맺힌 한이 많으실까?
난 한 톨의 기쁨도 행복도 드리지 못하는 불효여식..
오히려 근심걱정만을 잔뜩 안겨드리고..홀로 눈물만 삼키는데..
나 살아 생전..무엇으로 그분들께 한 움큼이라도 더 미소를..행복을 드릴 수 있을까?
지금은 12월24일 0시 5분..크리스마스이브..
올해는 한 장의 카드도 만드질 못했다.
친구들과 선생님들..모든 그리운 사람들에게
내손으로 직접 만든 카드를 선사하고 싶었는데..
울 착항 영아에게도 한 장 보내주고 싶었는데..
< 언니, 나 언니한테 카드 한 장 받고 싶어.>
아! 난 왜 이리 무정한 언니, 딸 , 친구. 제자인가..
성탄절..
한 장의 카드를 받는 가슴이 얼마나 충만하고 그윽한지를..
나 자신이 얼마나 잘 알고 있는데..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조그만 기쁨도 되어줄 수 없는 내가..밉다.
그 애들 가슴에 난 끝내 무정한 아이로 새겨지게 되려나..
떠오른다. 얼굴들이..
내 좋은 사람들의 모습이..
추억이..
사랑이..
내일은 시내에 나가 보리라.
거리를 방황하리라.
내 소중한 사람들의 이름을 한 사람씩 소리없이 불러보리라.
가슴으로 외쳐보리라.
그래서 그들을 위한 무언가를 생각해내리라.
낙엽과 네잎크로바를 코팅해야겠다.
편지를쓸까..카드를 부칠까..
내 손으로 직접 만든게 아님 싫은데..
고2때..
내 가슴은 그애들에게 무언가 줄 수 있다는 감사로 그윽했었지.
쪽지 한 장,,낙엽 한 잎..
얼마나 소중한 마음으로 그애들을 생각하며..
얼마나 난..기뻐하였는데..
그 달콤했던 순간을 영원으로 간직하고 싶다.
그래야겠다.
난 지금도 그날의 그 마음을 함빡 피워야겠다.
내 조금은 말라가는 감성에 생명의 은단수를 촉촉히 뿌려주어야겠다.
- 스무살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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