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별 하나 달 하나 떠있는 새벽..포근하다.
어저께 난 너무 허무하게 잠들어버리고 말았다.
촛불 하나 켜놓고 성탄절 전야를 꼬박 밝히리라.
내 좋은 벗들에게 한 장의 카드라도 띄우리라.
그러나 이글을 쓰는 지금은 25일 새벽 05시 25분..
방금전 내 귀를 두드리는 찬송가 음률에 잠이 깼다.
평화로운 음률이였고 고요한 울림이였고 경건한 멜로디였다.
한 장의 엽서..한 통의 편지..특히 성탄절날 받는 카드 한 장..
이 얼마나 우리 사느라 고달픈 마음에 포스근히 젖어드는 행복의 의미일까..
어서 빨리 띄우고 싶다.
내 그리운 이들..글로써나마 만나보고 싶다.
오른 하루 어제처럼 흘려보내진 않으리라.
우리만남은 한 줄기 부질없음이 철딱서니없이 따라온다.
떨쳐버리기엔 내가 너무 나약하다.
넌 말할 것도 없다.
난 참 냉정한 여자라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못한가 보다.
오늘은 무얼할까?
경식..정애..경숙..미정..연주..영아..경이..일병..ㅎㄱ..ㅌㅇ..?..
모두에게 내 조그만 마음이나마 띄우고 싶다.
방금 우리 귀여운 영아의 카드를 보았다.
나이에 비해 문장이 매끄러웠고 정감있게 써 보냈다.
아, 영아가 좋아죽겠다.
착한..너무 착하고 여린 내 동생..
이번 겨울엔 따스한 털장갑을 꼭 선물해야겠다.
내 동생들,,모두에게..그리고 엄마 아빠께도..
그리고 그애가 군에 입대하기 전에도 따스한 무언가를
그 애 품에 안겨주고 싶다.
-스무살의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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