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여..걸어 내려왔을까..
푸른 댓숲길이 끝나자 짠~하고 드디어
화엄사가 고고한 자태를 드러낸다.
어찌나 반갑든지..
계곡으로 길이 아닌 길이 있어..엄마랑 난..
그 계곡 옆으로 난 쪽문으로 해서 화엄사 경내로 들어간다.
♥
햇살 참 따사롭던 날..
고즈넉한 사찰의 기와 위로 비추이는 햇살이 참 맑고 투명하다.
담장 너머의 사찰지붕의 자태만으로도 감탄이 절로 나왔다.
범종각과 보제루?
젊은 날..불교학생회에 다니긴 했지만..
설렁설렁 다녀서인지..
사찰에 대한 지식이 너무 없다.
벚나무일까?
무엇을 하는 곳일까?
개인적으로 나는 저 나무 두 그루 뒤의 아담한 곳이
참 마음에 들었다.
저곳에..하루 이틀쯤 유하고 가면 좋겠단 생각이 들 만큼..
저 툇마루?에 앉아 바로 앞의 나무와 햇살..
잎새를 바라만 봐도 좋겠다는 생각..
아침마다 산새가 저 나무 위에서 포르릉거리며
맑은 소리로 지저귀기도 할테지.
범종각
동양 최대의 목조건물이라는
각황전과 각황전 앞의 석등..
그리고 서오층석탑
동오층 석탑
대웅전
화엄사 홍매화..
아? 이것이로구나..
어느 사진가님의 방에서 보았던..
비록 붉은 홍매화는 피어있지 않았지만..
와락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엄마는 발길 멈추는 곳 마다
두 손 모아 합장을 하고 삼배를 올리신다.
내남자가 너무 오래 기다리고 있어..
화엄사 구석구석 다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엄마께 대추나무로 만든 머리빗 하나 사드리고..
화엄사 경내를 빠져나간다.
입구에 템플스테이를 하러 온 학생인 듯한 젊은들..
지나가며 그들의 얼굴을 훔쳐본다.
다들 눈빛이 참 맑고 깊어 보인다.
단 며칠간일지라도 마음이 훌쩍 자라서 속세로 나갈 것이라는 걸..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내남자가 우나랑 쏭이도 이번 겨울에 템플스테이 보내자..했는데..
애들이 순순히 따라줄지가 의문이다.
♬~~
꽃을 바치나이다 - 범능스님
엄마는 분명
아빠의 극락왕생을 빌고 또 빌고 계실 것이다.
나도 부처님전에 합장하고 ..
다른 무엇보다도 울아빠의 극락왕생을 빌고 빌었다.
웅장하고도 고고한 화엄사..
언제 또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홍매화 붉게 피어나는 어느 봄날..
엄마 모시고..딸들이랑
한 번쯤 더 와보고 싶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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