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산 이야기

포천 백운산의 봉우리들

by 벗 님 2013. 12. 30.

 

 

 

 

 

 

지난 12월 21일 토요일..

내남자와 난 경기도 포천의 백운산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산에 하얀 눈이 하얗게 쌓여있었지만..

햇살 참 눈부시게 포근한 하루..

내남자와 난..또.. 겨울산의 품에 포옥 안기었다.

 

 

 

 

 

 

 

 

 

 

 

흥룡사 ->향적봉 ->도마치봉 ->삼각봉 ->백운산 ->흥룡사

 

 

처음 예정한 코스는 흥룡봉으로 해서 모든 봉우리를 다 밟을 생각이였으나

 

인적 없는 눈길에서 길을 헤매다

 

흥룡봉 가는 코스를 놓치고 곧바로 향적봉으로 오르고 말았다.

 

 

 

 

 

 

 

 

 

 

 

 

 

 

 

 

 

 

 

 

들머리인 흥룡사에 도착한 시간이 11시경..

우리가 예정한 봉우리를 다 오를려면 시간이 촉박하지만..

내남자도 나도..

어떤 산이건 그 산의 모든 봉우리를 다 밟고 오는 종주코스를 고집한다.

흥룡사는 하산길에 둘러 보기로 하고 ..

 

눈이 소복하여 산입구부터 아이젠과 스패치를 착용하고..

서둘러 산을 오른다.

 

 

 

 

 

 

 

 

 

 

 

 

 

 

 

 

 

 

 

 

 

우리 말고는 아무도 오늘..이 산길을 오르지 않았나 보다.

눈 쌓인 하얀 산길에 이정표가 되어줄 앞서간 사람들의 발자욱이 없다.

게다가 안내표지판이 부실하여..

백운산이 처음인 우리둘이는 갈림길에선 헤매이고..

둘이.. 이 길이다..아니다 저쪽이다..하며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

 

 

 

 

 

 

 

 

 

 

 

 

 

즈려딛고 오시는 너    말 곡 소리 / 찌르              http://blog.daum.net/zziirr/8070100

 

 

 

우리는 우리가 도달할 봉우리가 어디일지 예측하지 못한 채..

가파른 산길을 오르고 올라야만 했다.

어느 봉우리든 나오겠지 하는 심정으로..

처음 예정한 흥룡봉은 아니였지만 다행히 향적봉에 다다랐다.

 

늦은 출발과 길을 헤맨 탓에 첫봉우리인 향적봉에 도착했을 때는..

늦은 오후(2시?)..내남자가 배가 고프다며 점심을 먹고 가자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고 배가 부르면 숨이 차서 산을 오르기가 더 힘이 드니..

일단 최고봉인 도마치봉에 가서 밥을 먹자..고 내가 고집한다.

 

일단 고구마로 허기를 채우고..우리는 다마치봉을 향해 나아간다.

 

 

 

 

 

 

 

 

 

 

 

 

 

 

 

 

 

 

 

 

산길을 오르는 내내 우리둘이 말고는 아무도 만날 수 없었다.

도마치봉까지 오르는 길은 예상보다 멀고 가파르고 힘이 들었다.

다행히 다마치봉 오르는 가파른 길에서

우리와는 반대편에서 오는 남녀 한쌍을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나누고..

 

그들도 인적이 없는 눈 쌓인 산길을 더듬어 길을 내며 왔단다.

이제부터는 그들은 우리가 왔던 길을 따라가면 될 것이고..

우리는 그들이 남겨놓은 발자욱을 따라 가면 될것이다.

 

잠시 후에..약간 무뚝뚝한 남자 한 분을 만났는데..

우리가 오늘 7시간의 산행 동안에 만남 사람이라고는..

그렇게 그들 세 사람이 전부였다.

 

 

 

 

 

 

 

 

 

 

 

 

 

 

 

 

 

 

 

 

 

 

 

 

도마치봉 (해발 925.1m)

 

 

 

 

 

 

 

 

 

도마치봉 하얀 눈밭 위로 겨울햇살이 따사로이 비춘다.

오랜만에 내가 직접 싼 김밥과 컵라면..누룽지로 소박한 산정식사를 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땀이 식으며 등줄기로 한기가 스며들고 손끝도 시려워 온다.

겨울은 겨울이다. 아무리 따스한 날이였다 해도..

산정의 겨울날씨는 매서웠다.

 

 

 

 

 

 

 

 

 

 

 

 

 

 

 

 

 

 

 

 

 

 

 

 

삼각봉 (해발 916 m)

 

 

 

어느새 하오의 해는 서산으로 기울어가고..

마음이 바빠진 우리는 서둘러 다음 봉우리인 삼각봉으로 향한다.

도마치봉에서 삼각봉까지는 다행히 수월한 편이였고..

시간도 그리 걸리지 않았다.

 

 

 

 

 

 

 

 

 

 

 

 

 

 

백운산 (903.1 m)

 

 

 

 

백운산 정상에는 사람들의 발자욱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대부분의 산객들은 이곳까지 왔다가 바로 하산을 해버린 모양이였다.

 

백운산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를 조금 넘긴 시간..

우리는 서둘러야 했다.

자칫 지난 겨울 치악산에서처럼

어둔 산길을 무서움에 조바심치며 걸어내려 가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것이기에..

그래도 조금 마음이 놓이는 건..

이럴 경우를 대비해서 해드랜턴이랑 후레쉬를 챙겨갔다는 것이다.

 

 

 

 

 

 

 

 

 

 

 

 

 

 

 

 

 

 

 

 

 

 

"우리는 왜 산에만 오면 맨날 싸우게 되지?"

들머리..날머리..잡는 것부터 우리는 의견이 갈린다.

결국은 내남자의 의견을 따르게 되지만..

가는 내내..나는 툴툴거린다.

 

대부분의 경우..

내가 주장한 방향이 최선의 선택이였기 때문이다.

 

 

산에 대해 나는 욕심이 많고 산에만 가면 무모해진다.

발자욱 없는 하얀 눈길..갈림길에서 나는 또 고집을 부렸었다.

아무 흔적 없는 가파른 눈길 위에서 내 눈엔 길이 보이니..이 길로 가자고..

내남잔 안전하고 너른..누가봐도 길인 길로 가자고..

 

그러나..돌이켜 생각해보니 내남자가 가자 한 길로 간게 천만다행..

 

비록 내가 주장한 길이 흥룡봉으로 가는 길이 맞았지만..

흥룡봉까지 갔더라면 우리는 백운산에 도착하기도 전에..

산속에서 막막한 어둠과 마딱뜨려야 했을 것이다.

 

 

 

 

 

 

스무살에 만난 내남자..

 

27년이면..이젠 서로가 무감해질 때도 되었건만..

 

우리는 여전히 정말 소소한 걸로 투닥거리곤 한다.

 

아직도 그럴만한 애정과 열정이 남았다는..?? ㅎ~

 

 

여튼..고마워요.

 

당신이 있어 나는 오늘도 하얀 설산의 품에서 행복하였어요.

 

 

무척..

 

 

 

 

 

 

 

 

 

 

 

 

 

 

 

- 벗 님 -

 

 

'♥삶 > 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평 용문산-호락호락하지 않았던   (0) 2014.01.16
포천 백운산에서의 야간산행   (0) 2013.12.31
구례화엄사의 정경  (0) 2013.12.12
화엄사로 하산하는 길  (0) 2013.12.11
지리산 노고단을 밟다  (0) 2013.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