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를 넘긴 시간이다.
쌔근쌔근 쏭이의 잠자는 소리가 들린다.
새벽 4시에 깨워 달래는 쏭이..
중학교 마지막 시험을 앞두고..
쏭이가 쪼매..
아니 마니마니 정신을 차린 기색이다.
이번 시험공부는 엄마가 좀 도와달라는 부탁을 한다.
쏭이가 젤 시러하는 사회랑 역사를 함께 공부한다.
딱히 내가 해줄 것은 없다.
그냥 공부하다 잘 모르거나 이해가 안되면..질문 하는 정도..
그래도 지 옆에 딱 붙어있으란다.
엄마가 옆에 앉아만 있어도 공부가 잘 된단다.
여지껏..
무심한 바보엄마는..그걸 몰랐다.
엄마가 옆에만 있어도 공부가 잘 된다는 딸아이를..
그냥 혼자 알아서 잘 하겠거니..방치만 했으니..
미안해서..너무 미안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가슴도 아프고..
2013년 11월 27일 오전 02:12
♥
아직도 젖살이 뽀동뽀동한..
우리 자근딸..쏭이..
시험공부하다 말구..이러구 있다.
국어랑 과학을 공부 중인 쏭이..
과학이랑 수학을 젤로 좋아하는 쏭이..
다른 공부 할 때는 나더러 지 옆에 꼭 붙어있어라..하더니..
과학 공부할 땐..혼자 하겠단다.
초등학교때 유달리 꼼꼼하고 영특해서..
간간히 올백도 받아오던 울 쏭이..
그래서 중학교 가서도 어련히 잘 해줄 줄 알았는데..
쏭이는 그런 기대를 저버리고 공부에 그닥 취미를 붙이지 못했다.
나는 마냥 기다리고 기다렸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보다 잘 해줄거라..
딸아이를 믿기만 했다.
드디어..중학교 마지막 시험을 앞두고 울쏭이가 달라졌다.
지가 부족한 과목은 나더러 도와달라..SOS까지 치면서..
시험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그냥..엄마가 옆에 앉아있기만 해도 공부가 잘 된다며..
시험기간 내내..나를 지 옆에서 꼼짝도 못하게 하지만..
몇 시간씩 공부하는 딸아이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나는 흐뭇하고 행복하다.
새벽 4시..
그 힘든 시간에도 알람소리에 벌떡 깨어..시험공부를 한다.
그러면 되었다.
그런 마음가짐과 결심이면 되었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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