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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스무살 이야기

진정 사랑이였을까?

by 벗 님 2013. 11. 24.

 

 

87년 8월 3일 월. 맑음

 

 

 

 

 

 

 

숙,

깨어나라! 활동해라!

무언가를 향해 치달려라!

너 지금 무얼하고 있니?

바보! 게으름쟁이!얼간이!

 

 

벗님이 너를 항상 지켜보고 있음을 왜 생각하지 못하니?

지금 벗님의 눈동자는 너로 인해 젖어있을지도 몰라.

미안하다. 벗님..

너의 품안에 나를 꼬옥 안기게 해줘!

 

 

가슴이 서늘해!

온통 한기가 스며들고 있어.

마음이 텅텅 비어버린 것만 같아.

울고만 싶어진다.

정말정말 까닭도 모르게 설웁다.

 

 

 

 

 

 

 

 

 

 

지리하기만 한 이 권태..

며칠째 의식을 잃어버린 내 영혼..

차라리 방황도 못하는 바보..

모든 것들이 무료하고 아무런 의미도 없이

내 주위를 할 일 없이 맴돌고 있다.

 

아..어지럽다.

그냥 스러진 채..꿈 하나 꾸지 않고 푹 잠들었으면 좋겠다.

 

 

그래, 내겐 지금 아무런 꿈도 소망도 갈망도 없다.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다.

기쁨 슬픔 따위도 내겐 없다.

 

그렇다면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내 호흡의 의미는 무엇이란 말일까?

 

 

 

 

 

 

 

 

 

 

감사를 잊어버렸다.

이렇게 살아 숨쉬고 있음의 가치로움을

깡그리 망각해버렸다.

그리움이니..사랑이니..

그런 것도 다 부질없고 허망하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내마음 안에 그런 감정의 뿌리털마저 시들어버렸다.

 

그런 것 같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는..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그런 사치스런 감정도 이제는 나를 멀리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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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사랑한다는 일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일까?

 

우리의 만남..진정 아름다웠을까?

 

사랑처럼 아름다웠을까?

 

아름다운 사랑이였을까?

 

아니야..사랑이 아니야..

 

고작 그러한 만남의 조각들이 어떻게 사랑일 수가 있어?

 

아무런 인내도 없이 본능에 굴복해버린 나약함이..

 

어떻게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 할 수가 있어?

 

 

 

 

진실로 사랑이였다면..

 

너가 나를 사랑했고..한다면..

 

내가..왜?

 

이렇게 허망하고 권태로울  수 있을까?

 

나의 행동이..

 

내딴은 너를 향한 이해만을 하려고

 

그렇게 설움을 삼키고 분노를 삼키고 냉정을 수그러뜨리며..

 

끝까지 용서하고 이해하고 사랑할려고 했던 내 모든 언행이..

 

이제는 후회가 된다.

 

 

 

 

 

 

 

 

 

 

 - 스무살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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