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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정말 있기는 한 거니?
87년 7월 31일. 맑음.
이렇덧 몽롱한 의식에 붙들린 채..
나는 아무런 느낌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무엇때문이였을까?
만남 뒤의 그 허망과 예기치 못할 운명에 대한..
불신 때문이였을까?
희미하게나마 이해할려고..
어찌할 수 없었음을 이해해야한다고..
그래야 한다고..마음 다독이지만..
만남 이후..
나는 멍하니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아무런 감정의 소산도 남기지 못한 채..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묻히고 있다.
포옥 침잠해 가고 있다.
별을 그리던 눈물 고인 내 눈동자가
이제는 그냥 바람만 묻어오는 허공에 멈춰 있다.
별을 향해 치달리던 순수한 열정과 눈물..
그리고 미치도록 외롬을 타던 나의 본체..
그렇게나 갈망하던 벗님의 사랑..
모든 것들이 별빛 속에 스며 있었건만..
어느새 나는 모든 것들을 잃어버린 채..
가늘게 떨고 있는 빈손으로 앉아있다.
초라해보이는 손을 뒤로 감춰버리고 싶음은..
나하나의 이기에 불과할테지.
벗님의 사랑만은..
내 생명이 호흡하는 한 영원할 것임을 내가 믿기에..
그 어떤 아픔과 시련 속에서도 꿋꿋이 대항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벗님을 사랑하는 한..
벗님은 언제나 내곁에 머물고 있을 내가 알기 때문이다.
벗님에게 고백하던
그 진지하고 격렬하고 타는 듯한 언어로 ..
그 순수하고 맹목적이고 하염없던 눈물로..
이제는 한 남자에게 내 마음을 쏟아붓고 싶다.
그러나 그런 진정한 대상이 내게는 없는 것 같다.
어쩌다 심장을 죄여오는 그 고통은..
사랑의 아픔이 아니였음을 그때 이미 알고 있었지만..
나는 한때나마 그런 것이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차라리 그게 바로 사랑이라고 고집하고 싶었다.
- 스무살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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