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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열일곱 이야기

대입학력고사를 앞두고

by 벗 님 2013. 11. 10.

 

 

1985년 11월 18일. 대입학력고사 이틀 전..

 

 

 

 

우리의 초록빛 계절이 빛을 발하는 교정..

 

갑갑한 상자 속에는 조그만 인생들이 꼼지락거린다.

 

무엇을 위해 애틋한 바람마저 묵살해버리고

 

이 현실에서 뒹굴고 있는지..

 

 

 

 

 

 

 

 

 

친구야, 하늘을 보렴!

그리고 두 눈을 꼬옥 감고 시리도록 푸른 꿈을 포옹해 보렴!

 

우리의 초록빛 계절을 앗아버린 세월일랑은 원망 말고

다만, 내 삶이 어떠했나? 돌이켜 생각해서..

후회되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 오로지..

내 삶에 충실하였나를 생각하고

앞으로 충실할 것을 생각하자.

 

 

참된 사랑..우정..벗..

되도록이면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하고

추한 것은 하나의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지혜도 창조해보자.

흐르는 세월이 비정하리만치 오늘이 서럽지만..

결코 슬퍼할 것은 못된다.

 

 

 

 

 

 

 

 

 

 

슬픔도 기쁨도 모두가 내 삶의 일부이기에..

우린 사랑으로..때론 눈물로..

방황하는 여린 마음을 매어잡아야만 한다.

 

끝없는 방황은 타락을 의미할런지도 모르기에..

타락이란..지독한 외로움이고 ..

이 외로움 속에서의 우리 인간이란..

너무나 나약한 존재이기에..

 

 

너와 나..우리란 말을 깊이 음미하면서..

우린..오늘 위에서 자신있게 내일을 향해 발돋음해야 한다.

사랑하고 싶지만..사랑할 줄 모르는 어리섞음일랑은..

훗날..우리가 좀 더 컸다고 느껴질 때 생각하기로 하자.

 

 

 

11월 20일.. 그날을 위해서..

 

 

 

 

 

 

 

 

 

 

 

 

 

 

 

 

눈물이 난다.

 

왜?

 

슬프니까 그렇지..

 

왜? 왜 슬프지?

 

 

 

몰라..

 

마음은 갑갑하고

 

자꾸만 하늘이 그립고 별빛이 서럽고

 

사랑도 하고싶다.

 

깜깜한 암흑 속에서 방황하는 여린 마음..그런거야.

 

 

 

어쩌니?

 

괜찮아. 실컷 울고나면 괜찮은 걸..

 

착하게 살고 순수한 마음으로 인생을 얘기하는 거야.

 

우린 아직 어리고 백지처럼 하얗게 순수하니까..

 

그치?

 

 

 

 

 

 

 

 

 

 

 

 

 

<후기>

 

 

 

 

 

이 글을 쓴..이틀 후가(1985년 11월20일 )..대입학력고사를 치르는 날이였다.

 

고3 수험생 시절..마음이 갑갑할 때면 작은 수첩에다 끄적이곤 했었다.

그렇게 끄적인 나의 고3 수첩은 여기서 끝이 나 있었다.

 

 

엊그제가 수능일..

나랑 함께 춤추는 맴버들 중에..고3 엄마가 다섯 명이나 된다.

다들 인상이 밝지 않은 걸로봐선 ..

그리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는 듯 하다.

아마 올해 수능이 어려웠기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 입시제도..

작년 우리 우나가 수능을 칠 때..

우리나라 입시 역사상 최악의 입시제도라고 누군가 말했었다.

 

차라리 학원도 과외도 없이 오로지 자기 노력과 실력으로 대학을 지원하던..

우리의 고3 시절이..훨씬 더 합리적이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올해 입시라고 작년과 별반 다르지 않은 듯 보인다.

난이도 A형..B형..으로 나누어 더 어수선하게 만들어 놓은 꼴이 된 듯 하니..

 

 

이제 내년이면 고등학교에 가는 울쏭이..

울 쏭이 때는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진 입시제도하에서 시험을 치룰 수 있었음..

좋으련만..

 

 

 

 

 

 

- 고3 일기 中-

;

 

 

 

 

♬~~ Nell - 기억을 걷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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