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사는 이야기 호수에서 만난 가을정경 by 벗 님 2013. 11. 16. 참 오랜만에.. 호수로 나왔다. 그리운 그대.. 가을을 만나러 나왔다. ♥ ; 가을햇살이 눈이 부시도록 고운 하루였다. 햇살 아래 유유한 사람들의 풍경이 그지없이 평화로워 보인다. 해마다 5월이면 장미축제가 열리는 장미화원.. 세계 곳곳의 기이하거나 특별히거나 오묘한 빛깔의 장미전시회가 열리는 곳이다. 여타의 기후조건이 5월과 맞아 떨어지는 계절이라서 그럴까.. 장미는 다시 소생하듯이 피어나고 있었다. 물론 5월의 그 탐스러움이나 싱싱함은 시들고 없었지만.. 11월에 탐스러운 장미꽃을 만나는 기쁨 또한 야릇하다. 장미화원의 아치문을 지나면.. 다시 갈빛억새가 운치를 더하는 호수를 만난다. 호숫가에 나들이 나온 가족들의 풍경은 언제나 아름답다. 호숫가를 따라 흘러가는 사람들의 풍경은 언제나 평화롭다. 전통정원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옛스런 운치가 묻어나는 이곳에서..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은 단소를.. 젊고 풋풋한 어느 음악도는 트럼펫?을 불고 있는 풍경도 만났었지. 나도 가끔 이곳 초정(草庭)에서 소나무가 잠긴 연못을 바라보며 상념에 잠기곤 했었지. 수련이랑 연꽃이 물 위에 꽃융단을 깔아놓은 듯.. 어쩌면 호수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 곳.. 해마다 연이랑 수련이 필 적이면.. 사진가님들에겐 인기가 있는 이 곳.. 나 또한 호수에 나오면 잠시 머물다 가는 곳.. 호수의 연도 어느새 바스락 말라버렸다. 어쩌면 꽃도 동물도.. 물건너 온 것들이 더 질기고 번식력도 강한 것일까. 쑥부쟁이며 벌개미취가 이미 진 자리에 미국쑥부쟁이는 아직도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토종이 아니라는 약간의 거부감이 있어.. 그다지 정겨울리 없는 꽃이지만.. 그래도 꽃이라 시선이 가고..꽃이라 이뿌다. 이 언덕에 앉았노라면 호수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내가 호수에 나올 적이면 가장 오래 머물러 있는 곳이다. 오래된 저 벚나무에 연분홍 벚꽃이 분분히 흩날리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코스모스를 만났다. 나는 감탄사를 연발한다. 울타리가 둘러쳐진 잔디밭 안쪽에 작은 코스모스 군락지가 있었다. 키도 작고 여릿여릿하지만.. 저 소녀다운 갸느림과 여릿함과 어여쁨은.. 가을꽃 중에 으뜸일지어다. 산사에서나 산길에서 만나도 반갑고 경외감이 드는 스님들.. 저 스님들도 가을을 만나러 이 호수로 나오신 걸거야. 작년 봄..장미가 한창일 적에 만난 비구스님이 새삼 떠오른다. 스님들의 뒤를 가만가만 따라 가본다. 저 앞에 낯이 익은 세 여인의 뒷모습이 눈에 띈다. 코스모스 사진 좀 담고 갈테니 먼저 가있어라 했더니.. 저 호숫가 벤치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 벗 님 -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마음이 머무는 자리 '♥삶 >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홀리에서 (0) 2013.11.20 비빔국수 먹자 (0) 2013.11.17 착하고 순하고 맑은 그녀들과 (0) 2013.11.15 파란댄스 회식날 (0) 2013.08.21 그녀 이야기 (0) 2013.07.29 관련글 홀리에서 비빔국수 먹자 착하고 순하고 맑은 그녀들과 파란댄스 회식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