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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사는 이야기

그녀 이야기

by 벗 님 2013. 7. 29.

 

 

 

 

 

나보다 두 살 아래인 그녀..

집이 같은 방향이라 운동 후에 늘 함께 온다,

하루는.."언니, 우리집에서 커피 마시고 갈래요?"

 

3층짜리 빌라형 단독주택인 그녀의 집..

시집 올 때 시댁에서 마련주었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 맴버들은 은근 부러워했었다.

 

마흔 넘어 한 늦은 결혼..

이제 결혼 2년차라 그런지 신혼느낌이 물씬 나는 깔끔하고 아늑한 실내..

말끔하고 세련된 가구며 주방..

마흔 넘은 중년의 새댁이지만..아직 신혼이니..

여러모로 부러웠다,

 

 

그러나..

파고들면 어느 집이나 이런저런 사는 고민이 다들 있다고 하지 않던가..

마흔 다섯이라는 나이에 그녀는 아이를 가지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는 중이란다.

그런 일련의 과정이 힘들다고 하소하며 눈물을 비치는 그녀..

요즘은 일부러 아이 없이 사는 부부도 더러 있던데..

늦은 나이에 만나 둘이 알콩달콩 살면 되지 굳이 그럴 필요가 있냐고 하니..

 

 

종갓집이란다.

남편 되는 이가 삼형제 중에 둘째인데..

하필 큰 형님댁에 자손이 없단다.

늦게까지 노력했지만 잘 안되었더란다.

게다가 마흔 넘은 막내도련님도 아직 미혼인데다가 장가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단다.

그래서 시댁에서는 그녀에게 손주를 기대하고 있단다.

현재로선 그 종갓집의 대를 이을 희망이 그녀 뿐인 셈이니..

그녀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한 게 아닌 듯 보였다.

 

그냥 보기에는 덩치도 크고 잘 웃고 성격도 시원시원해 보이는데..

그녀는 소소한 얘기에도 종종 눈물을 비추이곤 한다.

 

그녀에게 예쁘고 건강한 아가가 생기길..진심으로 바래본다.

 

 

 

 

 

 

 

 

 

 

 

 

 

 

 

 

 

 

 

 

 

 

현숙언니랑 인아씨랑 나랑..

운동 후에 그녀의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기로 했다.

고기랑 야채 과일은 우리가 사기로 하고..

그녀는 밥이랑 밑반찬을 준비하고..

착한 인아씨는 양념고기랑 깻잎반찬에 캔맥주까지 준비해 왔다.

 

입안에는 고기를..입가에는 웃음을 함빡 물고..

남편 흉도 보구..더러는 남편 자랑도 은근 해가며..

허물없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그녀가 시댁에서 가져왔다며 챙겨주는 파를 한 봉다리씩 들고 돌아가며..

우리는 다음에도 이런 시간을 또 갖기로 한다.

 

 

 

 

 

 

 

 

1023

 

♬~~

 

 

하늘 높이 날아서 별을 안고 싶어


소중한 건 모두 잊고 산 건 아니었나

 

 

 

 

 

 

 

 

 

 

 

 

 

 

 

 

 

 

 

 

 

 

 

 

 

마음 편한 사람들과의 어우러짐은 언제나 좋다.

 

서로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주고..

 

나의 이야기도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그녀들이 있어..

 

참 좋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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