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만나러 호수에 나간 날..
호숫가 갈대밭에서 만난 남자..
♥
단란하게 소풍나온 가족들 옆에서
무릎 사이에 고개를 박고 수그리고 있는 뒷모습이..
무척이나 쓸쓸해 보였다.
세상에 태어나 남자로 살아간다는 일은..
참 많이 고독하고 쓸쓸한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내남자도 저렇게 어깨 쳐진 고독한 뒷모습으로
어느 호숫가 갈대밭에서 쓸쓸해할지도 모르겠다는..
연민이 호수의 잔물결처럼 일렁인다.
아코디언 소리가 구슬프다.
호수를 거닐노라면..이렇게..
트럼펫이나 아코디언..혹은 단소를
연주하는 풍경을 종종 만나곤 한다.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엔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이 연주하는 음악에만 열중하는..
저 어르신은 지금..
무슨 상념에 잠겨있는 것일까..
오랜만에 나간 호수에서 만난 가을풍경은..
참 아름답고도 쓸쓸했다.
가을을 만나러 호수로 나갔습니다.
언제나 그랬지만 올해 가을은 유독 고왔습니다.
고와서.. 너무 고와서 외로웠습니다.
그대도 왠지 그랬을 것 같습니다.
결이 고와서 너무 고운 그대..
이 가을..또 많이 쓸쓸했겠습니다.
못마시는 술잔 속에 몇 방울 눈물
뚝 뚝 떨구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비틀거리며 어둔 골목길 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
그날처럼 주저 앉아..목이 메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독한 그리움과 갈증과 보고픔과 애태움에..
스산한 바람에 분분히 떨어지는 저 낙엽들이..
내 모습인양 감정이입 되어..
땅바닥에 뒹굴며 바스라지고 으스러지고..
그립고 그리워 외롭고 외로워
이 가을을 지독스레 앓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몇 번의 가을이 왔고..또 저물어가려 합니다.
호수의 가을빛도 점점 말라서 앙상해져 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또..기약없이 한 계절을 보냅니다.
쓸쓸히..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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