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가득
아침안개가 자욱히 깔리던 추석날 아침 ..
딸들의 패션..
미니스커트에 핫팬츠..
의성 작은아버님께서
치마가 짧다고 또 무어라 하실 것이다.
눈 뜨면서부터 잠자리 들어서까지..
시도때도 없이 들여다 보는 스마트폰..
안그래도 시력이 나쁜 우나..
늘 걱정이다.
자다가..
차례 지내고 밥 묵고 지가 좋아하는 귤 하나 챙겨서
큰댁 안방에서 다시 잠이 든 우나..
추석날..
큰댁에 와서 먹고 잠만 자다 가는 잠팅이 우나..
추석빔..
해마다 명절이 다가오면
엄마는 시장에 가서 새옷을 사주셨다.
예쁜 새 옷에 새 양말에 간혹은 새 신발까지..
머리맡에 고이고이 추석날 입을 옷을 개켜두고
설렘으로 잠이 들던 유년..
낼 아침엔 새 옷도 입고 큰집에 가서
맛난 차례음식도 푸지게 먹고
어쩌면 어른들께 용돈도 받을지 모른다는..
그런 설렘과 기대..
그 시절엔 귀한 새 옷을 얻어입을 수 있는 날이
명절 말고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모든 것이 풍요로운 작금에..
요즘의 아이들은 새 옷 한 벌의 소중함과 기쁨과 그 설렘을
잘 모를 것이다.
하루하루..순간순간이..
선물처럼 귀하고 소중했던 시절..
어려운 형편에도 역전시장으로 중앙시장으로 ..
시장 골목골목 누비시며 딸들의 추석빔을 장만해 주시던 내 어머니..
누구보다 뿌듯해 하셨을 내 아버지..
요즘들어..
정겨웠던 옛시절이 자꾸 떠오른다.
없는 살림에 그래도
자식들 추석빔 설빔은 꼭 챙겨주시던..
그 옛시절 속에..
고왔던 내 어머니..
젊었던 내 아버지..
모습이..
추억이..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