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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나의 이야기

시간은 흘렀고

by 벗 님 2013. 9. 10.

 

 

 

 

벌초하러 가는 시골행..

시골 벌초 갔다가 내남자랑 함께 친정에 갈 요량으로 따라나선 길..

 

공무원 퇴직하시고 장의사를 차리신 의성 작은아버님가게에 들러..

부탁해 둔 아빠의 수의를 찾는다.

수의를 미리 해두면 오래 산다..는 속설을 믿으며..

 

 

새벽에 일찍 깨어 내남자랑 둘이 산에 와송을 캐러 갈려고 했는데..

곤한 잠을 깨워 나서려니..비가 내린다.

그칠 기미가 보이질 않는 굵은 빗줄기가..후두둑 후두둑..

 

시골 마당에서 바라보이는 앞산허리에 안개가 자욱하다.

 

 

 

 

 

 

 

 

 

 

 

새벽에 도착한 두 아주버님이랑 내남잔 일찌기 벌초하러 가시고..

나는 안개 낀 먼산의 풍경이 아름다워 디카를 챙겨 집 밖으로 나선다.

 

수없이 지나온 이 골목길..

세월처럼 점점 낡아만 가는 시골마을..

 

그 세월이면 정들 법도 한데..

 

 

 

 

 

 

 

 

 

 

 

 

 

 

 

언제나 나의 산책로가 되어주는 강둑길..

 

내남자가 소 몰고 꼴 베러 다녔다는 맞은편의 산..

 

그 아래 한적한 마을풍경은 언제나 평화롭다.

 

오늘처럼 비 내리고 안개 내리면..더욱 더..

 

 

 

 

 

 

 

 

 

 

 

 

 

 

 

 

오늘도 나는 이 둑길을 걷는다.

안개 휘감은 먼산을 바라본다.

이제는 오염되어 흐릿해진 냇물을 바라본다.

 

비 내리는 어느 하루..

저 냇가에서 줄낚시?를 하시던 아버님 모습이 생각이 난다.

서너 살의 어린 우나가 아빠 등에 타고 물놀이하던 추억도 떠오른다.

아가이던 울쏭이를 업고 둑길 풀숲에 서계시던 어머님 모습도 ..

 

 

 

 

 

 

 

 

 

 

 

 

 

 

 

 

 

 

 

 

 

 

 

 

 

시간은 흘렀고..

 

냇물도 둑길도 어느 만큼은 흘렀다.

 

흙길이던 저 길도 시멘트로 포장이 되었고..

 

스무 몇 살 새댁이던 나도

 

불혹을 한참 넘긴 중년의 아낙이 되었다.

 

 

세월은 흘렀고..

 

당신도 나도 따라 흘렀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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