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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나의 이야기

강남 갔던 제비

by 벗 님 2013. 9. 18.

 

 

 

 

 

 

시골집..어머님방 창에서 바라본 하늘가..

저어 멀리 전봇대에 새떼들이 까맣게 앉아있다.

진기한 풍경에 넋을 놓고 있는데..

둘째 아주버님께서 제비라고 일러 주신다.

제비라고요??

 

 

어린날엔 집집이 처마마다 집을 짓고

마당을 가르며 유영하듯 날으던 제비들..

엄마는 제비가 낮게 나는 날엔

비가 올거라며 일러주시곤 했었다.

 

참 익숙하고 친숙하던 그 풍경이..

어느 날인가부터 사라지고 말았다.

 

 

 

 

 

 

 

 

 

 

 

 

 

 

 

♬~~

 

시오리길/김두수

 

 

 

간다온다 말없이 떠나온 시오리길

어머님 품을 떠나니 다시 돌아가기 어렵네

까치까치 슬피 울면 그 날 생각이 나네

아버지를 보낸 뒤 까치집을 지었지

 

터벅터벅 그 길을 따라 멀어져간 사람은

다시는 돌아오지 돌아오지 않았네

이제이제 나 돌아와 앞산뒷산 찾아보니

어머님이 남기신 염주 한 알 뿐이네..

 

 

 

 

 

 

 

 

 

 

 

 

 

 

 

 

 

 

 

 

 

 

 

언제부터였을까..

처마밑에 제비가 집을 짓는 풍경은 마을에서 점점 사라져 갔다.

새마을운동이 들어오고 기와집들이 양옥집으로 바뀌면서부터였을까..

 

살며..제비에 대한 기억은 점점 희미해져 가고..

어쩌다 가끔 떠오르는 유년의 그리움으로만 남게 되었다.

 

그런데..세상에나..

수십 년 만에 저렇게 수많은 제비떼를 만나다니..

시골에 와서도 이제껏 한 번도 만나질 못했었는데..

 

제비를 만나다니..

그저 유년의 추억으로만 어쩌다 기억될 줄 알았던 제비를..

 

왠지 좋은 징조만 같아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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