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7월 16일. 수.
貧心..
난 지금 무척 평온하고 많이많이 행복하다.
그렇게나 사랑했던 벗님..
내가 벗님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더 이상의 바램을 가지지 아니하였는데..
오로지 벗님에게는 내 마음을 줄 수 있어
기뻤고 감사했는데..
貧心..
벗님은 순간순간을 장식하던 열정으로가 아니라..
이제는 진실로 깊이깊이..
나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생겼다고 한다.
오늘처럼 감격스런 날이 내 인생에 단 몇 번이라도 있을 수 있을까?
단 한 번의 여정..
기필코 끝나버릴 생존의 행로..
죽음..
언제부터인가..
내 손금의 생명선이 중간에서 끊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부터..
나는 하루하루의 삶에 긴장하고 있다.
넌 아마..이런 나를 어리섞다고 생각하겠지..
넌 그런 걸 단호히 부정했었으니까..
그래..나도 그딴 거 믿지 않아..
단지 그것을 계기로 나도 반드시 죽고야 만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을 뿐이고..
어차피 죽어질 목숨이라면..
좀 더 열심히..
좀 더 가치롭게..
좀 더 많이..
사랑하며 살고자 하는.. 바람..
그렇게 살다가 후회없이 아무 미련도 없이 먼곳으로 갈 수 있게 되도록..
오늘이 최후의 날인 양 최대한으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맹세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지.
貧心..
우리의 내일이 100% 완전히 보장되어 있다고
그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아무도 확신할 순 없을거야.
그러기에 나는 지금 이 순간 내 온맘을 다해
너를 사랑한다.
그리고 나의 내일이 호흡되어진다면 ..
그 내일날에 나는 또 너를 최대한으로
사랑하리라.
- 스무살 일기 中 -
Romance / Yuhki Kuram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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