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7월 16일 .태풍. 새벽 3시 35분..
태풍때문에 정전이 되어 부드럽게 율동하는 촛불 아래에서
박인희님의 <우리 둘이는>을 다 읽고 이렇게 펜을 든다.
타오르는 불줄기 속에 내 가슴 타오르는 갈망을 한 줄기 엮어본다,
녹아흐르는 촛농은 눈물처럼 애달프다.
그동안 흘리웠던 내 눈물의 순결을 위해..
나는 한 자루 초가 되고..한 줄기 불꽃이 ..촛농이 되고 싶다.
그저 하염없는 눈물이 되는 것은
순결하지 못했고 최선이 되지 못했던 만남..
만남의 순간들 속에 포착되는 이기적인 내 모습이다.
벗님..바닷가 소녀..내 짝지..마니또..미정이..정애..
그리고 너..너를 무어라 이름해야 좋을까?
너에 대한 내 모든 언어와 행동이
이제는 가슴을 미어지게 하는 미안함 뿐이다.
나는 진실했을까?
만남에 대한 최선의 길을 걸었던가?
아직도 감히 너를 사랑한다..말하지 못하면서도 왜?
나는 너의 사랑을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을까?
과연 그러한 받아들임만이
너와의 만남에 대한 내 최선의 이해이고 용서이고 ..
그리고 사랑이였을까?
사랑은 남녀간의 애정과는 별개의 것이라 생각한다.
적어도..내가 추구는 사랑은 보다 영적으로 승화된 고귀한 것이다.
이런 순수하던 내 소망이 얼룩진 눈물자욱이 되어버려
다시는 하얗게 빛나던 소망을 가질 수 없다는 아득함때문에
절망의 통곡을 울부짖기도 했다.
너를 원망했다.
그러나 이제는 보다 농도 짙은 순수..
그 진실한 의미를 희미하게 터득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 내겐 아무런 의혹도 불안도 원망도 ..
그리고 사랑도 없다.
단지 그리움과 추억과 신뢰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너의 진실을 위해 기도한다.
.
.
.
.
중략..
내가 추구하는 삶..진실..사랑..만남은
그런 것에 연연해할만큼 나약한 것이어서는 안된다.
초연하고 묵묵하게..
나를 향해 다가오는 모든 순간의 시련과 아픔을
받아들이고 감내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눈물의 흐름이 그칠 새 없게 될테지만..
그것도 다 지나가버릴거야.
그러면 곧 괜찮아질거구..
♬~~
눈물이 난다 이 길을 걸으면
그사람 손길이 자꾸 생각이 난다
붙잡지 못하고 가슴만 떨었지
내 아름답던 사람아
사랑이란게 참 쓰린 거더라
잡으려 할수록 더 멀어 지더라
이별이란게 참 쉬운 거더라
내 잊지 못할 사람아
한 번 뿐인 삶..
짧은 우리네 운명..
미움보다는 사랑을..
의혹보다는 신뢰를..
마음의 도사림보다는 관용을..
부드러움과 따스함을..
용서와 이해를..
되도록 아름다운 것들만을..
되도록 많은 이들에게..
되도록 많이 줄 수 있기를..
멀어지는 사람의 뒷모습까지 사랑할 수 있기를..
- 스무살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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