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즈음이였을 것이다.
꽃게가 풍년이라고 했다.
마침 H 언니네 꽃게가 박스로 선물이 들어왔다고..
나랑 인아씨랑 언니랑 미옥씨네 집에서
꽃게찜을 해먹기로 했다.
꽃게만으론 배가 안찰 것 같아..
동네분식에서 김밥이랑 떡볶이랑 순대도 사들고..
♥
그냥 눈빛 편하고 마음 통하고
함께 있으면 소탈하게 웃을 수 있어 좋은 여인들..
우리 넷은 운동 끝나고 자주 맛난 거 먹으러 다니고..
우리들의 아지트같은 미옥씨네서 밥도 해먹고..
집에 맛난 거 있으면 서로 나눠도 먹고..
그렇게 다정하게 잘들 지내왔었다.
그러나 어느날 부터 H언니랑 인아씨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한 번 돌아선 인아씨의 마음은 돌이켜지지 않았고..
둘 사이엔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앙금이 쌓여가는 듯 했다.
착하고 생각이 깊은 인아씨가 그럴 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여기서 내가 시시콜콜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센타..댄스팀..
나 처음 들어갔을 때에도 이런저런 이해관계나 알력으로..
분위기가 그랬었다.
어딜가나 여러사람이 모이면 당연히 있을 수 있는 감정싸움들..
결국엔 H언니랑 유일한 남자맴버였던 한 사람이 이젠 나오지 않는다.
나머지 사람들은 다들 잘 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함께 했던 사람들에게서
이젠 보지않아 오히려 후련하다는 소릴 듣는다는 건..
얼마나 슬픈 일일까..
그 사람은 결국 인생을 잘못 살아온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궁합이라는 게 있어..
그냥 처음부터 정이 가고 편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래 두고 봐도 왠지 서먹하고 도무지 친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래도 1년 가까이 되어가니..
다들 미운정 고운정이 들었는지.. 댄스맴버들과
함께 춤추는 시간들 속에 서로 아우르며 잘 지내왔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약간의 껄끄러운 감정이 있는 사람들도 더러 있긴 하지만
굳이 드러내어 표내지 않고 겉으로는 매끄럽게 흘러가고 있다.
그들 속에서 인아씨나 미옥씨는 내게 특별하다.
그녀들과 있으면 많이 웃고 많이 떠들고 많이 즐겁다.
♬ ~
Es War Doch Alles Nur Ein Traum - Monika Martin
그 모든 것 단지 꿈결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