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김밥을 좋아한다.
참 좋아한다.
가끔 김밥이 무지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김밥천국이나 김밥집에서 파는 김밥은 별루다.
그렇다고 직접 만들어 먹자니..귀찮다.
김밥이란 것이 먹을 때야 한 입에 쏘옥..정말 간단하지만..
일곱 여덟가지나 되는 속재료를 일일이 그 용도에 맞게 조리해서..
김에다 돌돌 마는 과정이 불량주부인 나에겐 간단치만은 않다.
며칠 전부터 김밥이 먹고 싶었더랬는데..
미옥씨가 그런다.
"언니, 다음주 쯤에 우리집에서 김밥 만들어 먹어요."
"어쩜..그런 기특한 생각을 했니?"ㅎㅎ~~
♥
1집
그리하여..운동이 끝난 후에
인아씨랑 나랑 미옥씨네 집으로 김밥을 먹으러 간다.
아침 일찌기 김밥재료를 준비해 놓고 운동 나오느라
바빴다는 미옥씨..
김밥 속재료랑 밥은 이미 준비해 놓은 상태였다.
우리는 따끈한 어묵탕도 끓이고 김밥도 돌돌 말아..
조금 늦은 점심을 정말 맛난 김밥으로 푸지게 먹었다.
아직 아이가 없는 미옥씨..
언니네 집에서 데려온 새끼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
체리랑 ?? 뭐였더라?? 나머지 한 마리 이름은 까먹었다.
똥개라 집안에서는 못 키우고 옥상에다 키우는데..
욘석들..어찌나 짖어대는지..
아직 아가티가 폴폴 나는 귀여븐 녀석들..
화분을 엎질러 난장판을 만들어 놓아..
미옥씨한테 슬리퍼로 몇 대 얻어맞고..
그래도 낯선 우리가 반가운지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쉴새없이 꼬리를 흔든다.
그렇게 포만해진 마음으로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세 여자의 수다는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이어진다.
눈빛 편하고 마음 편한 사람 만나기가 그리 쉬울까..
미옥씨와 인아씨..
센타에서 매일 만나는 나보다 한 두 살 아래의 동생들..
소탈하고 소박하고 수수한 그녀들이 나는 참 좋다.
그녀들과 있는 동안에 나는 티없이 웃는다.
소리내어 깔깔 참 많이도 웃는다.
나의 실없는 농담에도 맞장구치며 함께 웃어주는 그녀들..
그녀들이 있어..감사하고 행복한 날들이다.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