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커피 한 잔을 들고 컴 앞에 앉아 내 블로그를 연다.
커피와 컴 그리고 내 블로그 ..
내가 가장 사랑하는 순간..
가장 평화로워지는 시간이다.
새벽 5시 넘어 도착했나 보다.
저녁 10쯤에 출발해서..7시간 여..
오는 내내 나는 까무룩~~
그 시간을 내남잔 홀로 깨어 운전을 했을 것이다.
중간에 어느 휴게소에서 내남자가 잠깐 눈을 붙인 것도 같고..??
한숨도 주무시지 못하시는 울아빠..
주야랑 나 ..둘이서 밤을 꼴딱 새워야만 했으니..
게다가 잠시도 가만 있질 않으시니..
단 이틀 아빠의 병상을 지키고 나는 완전 기진맥진..
매일매일 밤을 새워 아빠의 곁을 지키는 엄마랑 막내 태야..
매일매일 병원 와서 교대로 간호하는 내 동생들..
얼마나 힘이 들까..
그래도 하루하루..아빠의 상태가 조금씩 나아지시니..
얼마나 다행인지..
새벽 6시..쏭이를 깨운다.
딸그락 딸그락..지지직..
평소에도 쏭이는 지 아침을 지 취향대로 맛깔지게 차려먹곤 한다.
너무 지치고 피곤해 꼼짝할 수가 없는 난..
어제 입은 옷 그대로 쇼파에 널부러져..
식구들 아침을 어쩌나..걱정만 하구 비몽사몽이다.
잠결이지만 차려주지 않으면 굶고 갈 게 뻔한 귀차니스트 우나..
"쏭아, 하는 김에 언니꺼도 쫌 하징~~"
"내가 왜애?? 언닌 언니가 알아서 묵으라 그래애~~"
" 지지배~~"
다시 우나 깨울 시간..
누워서 큰 소리로 우나를 부른다.
" 우나, 너 일어났어?"
"으응~~"
한참이 지나도 일어난 기척이 없다.
" 우나, 너 아직도 자아??"
" 으응..이제 일어날게."
난 다시 까무룩~~
"엄마, 나 갔다 올게."
우나가 나가는 현관문 소리가 들린다.
아침을 안 먹고 가나보다.
그리고 난 또 까무룩~~
내남잔 자기가 알아서 먹겠지.
난 딸들 걱정만 하는 편이다.
잠시후 향긋한 비누내음이 난다.
아침 샤워를 하고 출근준비를 끝낸 산뜻한 내남자..
입을 헤~벌리고 침 흘리며 쇼파에 널부러진 나에게 가벼운 입맞춤을 한다.
" 나, 갔다 올게."
잠결이지만 내남자의 사랑이 느껴진다.
그 어떤 딥키쓰보다 더 찐하게 느껴지는 입맞춤..더 찐한사랑..
나같은 불량아내를..그래도 마니사랑하나 보다.
마음이 포근해진다.
얼마를 잤을까..
부시시 잠 깨어 보니 3일 비운 집안꼴은 말이 아니다.
싱크대 가득 쌓여있는 설거지꺼리들..
애들 방에 널부러져 있는 옷가지들..
식탁 옆에 수북한 시댁이며 친정에서 챙겨준 찬꺼리들..
일단 엄마에게 전화를 드린다.
월이가 받는다.
어제 종일 나랑 아빠의 병실을 지켰는데..
오늘도 병원에 나왔나 보다.
옆에서 아빠에게 무어라 말하는 동생 랑이의 소리..
엄마의 목소리도 들린다.
어젯밤에도 아빤 밤새 잠을 못 이루셨단다.
울엄마..또 고생하셨겠다.
무거운 몸..온 만신이 욱씬거리지만..
빨래통에 쌓엔 빨래를 분류해서 세탁기에 넣고..
애들 방 정리하고..설거지 하고..청소기 돌리고..
라면으로 한 끼를 떼운다.
대충 집안정리를 끝낸 후..
♡
커피 한 잔을 들고 컴을 연다.
사진 정리하고 글 하나 써야지..
행복한 나만의 공간..나만의 시간..나만의 여유..
창밖의 계절은 가을이다.
행복하다.
- 벗 님 -
♬~~ smile again
※ 사진설명: 자다 깬 내 모습..부스스~~으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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