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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사는 이야기

그녀 남편의 부고 (訃告 )

by 벗 님 2013. 7. 19.

 

 

 

 

 

 

충격이였다.

가슴이 서늘해지고 떨렸다.

 

부고 (訃告)..

 

 

댄스맴버 중의 동갑내기인 그녀의 남편 부고소식..

그녀의 남편도 동갑이라 하니 이제 겨우 마흔 일곱..

 

친구들과 낚시를 갔다가 먼저 자리를 잡아 놓겠노라고 한 사람이..

친구가 잠시 후에 가보니 쓰러져 있더라고..

평소 술담배도 안하던 사람인데..

아무 외상도 없이 이유도 모르게 그렇게 돌연사를 했다고 한다.

부검을 의뢰했다고 하더니..

문상을 가려고 알아보니 이미 화장을 했다고..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지 않아 고생을 하다가..

뒤늦게 아이 셋을 얻어서..

나랑 동갑이라도 큰 애가 이제 중학생이고 초등학생도 둘이나 된다는데..

참 기가 막힐 일이다.

 

그 일이 있기 며칠 전에

아무 날도 아닌데 남편이 뜬금없는 이벤트를 해주었다고 한다.

무의식 중에 자기의 앞날을 예감했던 건 아닐까..

우리는 그런 추측을 해보며 소름끼쳐 했다.

 

 

 

 

 

 

 

 

 

 

사람의 인생이 참 예측불허이고 부지불식간이란 걸 실감한다.

이 소식을 전해 듣고 우리 맴버들은 한동안 멍해지고

그녀의 슬픔과 불행이 전해져 오는 듯 하여

그날은 다들 맨붕상태였다.

 

그러나 그 다음날..

우리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춤을 추었고..

더러 우스개 소리도 하며 깔깔 웃어대었다.

 

그런거다.

그녀의 슬픔과 불행이 가슴 아프고 안쓰러워도..

그때 뿐..잠시의 연민과 마음 뿐..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일상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살아간다.

 

그러나 당사자인 그녀는..

그 지극한 슬픔과 고통을..어찌 견딜까..

하루하루..어찌 숨을 쉴까..

 

 

 

 

 

 

 

 

 

 

요즘들어 가끔 동창 친구들의 부모님 부고소식이 날아오곤 한다.

초등 동창카페에 어느 친구는..

자기 시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친구들이 달랑 몇 명만 문상왔다고..

그동안 자기는 친구들 부고소식에 부지런히 쫓아다녔는데 너무 서운하다고..

결국 카페를 탈퇴한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제는 세상을 달리 하신..

초등학교 체조감독님..코치를 하던 석화선생님..그리고 경이아버님..

나는 그분들의 문상을 가지 못했다.

 

내가 친구들과 연락을 뚝 끊고 잠적해 있던 몇 년 동안에

그런 불상사들이 있었다는 걸 몇 년이 지난 후에야 들었다.

그분들 생각하면 아직도 나는 죄인인 것만 같다.

 

오늘 아침엔 해병대 캠프에 참가한 고등학생들의 참사소식이 들렸다.

파도 치는 바닷가에 무릎 꿇고 오열하는 어느 아버지의 비참한 뒷모습이..

화면가득 차 온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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