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수업 후에..
제이쌤이랑 수다 좀 떨다가..
스트레칭 하다가..
4층에서 몸 좀 풀다가..
되도록 느긋이 샤워실로 향하곤 한다.
그때쯤이면 댄스맴버들이며 다른 회원들이 밀물처럼 빠져나갔을 시간..
여유롭게 샤워하고 사우나실에서 하루의 피곤을 풀곤 한다.
그 시간이면 늘 마주치는 H언니랑 나보다 한 살 아래인 Y
그렇게 열기 가득한 사우나실에 누워 이런저런 얘길 나누다
친해지게 되었다.
"언니, 우리 밥 먹으러 갈까요?"
◆ 준자언니랑
늦은 오후..제이쌤으로부터 카톡이 날아온다.
준자언니가 밥 같이 먹자고 하는 데 시간 되냐구..
운동 후에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허기져 잔뜩 먹은 후에..
쇼파에 널부러져 있었는데..
팀장인 준자언니가 H언니랑 다른 언니들을
화해시켜주고 싶은 마음에 마련한 자리였던 것 같은데..
H언니도 상대 언니들도 이미 마음의 문이 굳게 닫혀져 버린 듯..
화해의 기미는 도통 보이질 않는다.
이날..밤늦도록 술을 마니 마셨던 것 같다.
후훗~~제이쌤 술버릇을 처음 알았다.
했던 말 또 하고..또 하고..그러다 울고..ㅎ~~
◆ 일산 칼국수
비가 오고 흐린 날이였다.
운동 마치고 나오는 길..
센타 바로 옆에 있는 대박 닭칼국수집..
이 집은 매일매일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먹는
완전 대박집이다.
그런데 간혹의 사람들은 다 조미료맛이라며 가길 꺼려한다.
그런데 이 날은 우중충한 날씨 탓이었는지
이 집 닭칼국수가 땡겼다.
이 집의 국물맛이 조미료맛이라며 성토하던 ..H 언니랑..ㅎ~
◆ 홍가네 우렁쌈밥
준자언니에게 밥 한 번 사주고 싶었다.
그래서 준자언니랑 H언니랑 함께 간 우렁쌈밥집..
언젠가 내남자랑 우연히 들렀었는데..
참 맛나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 곳..
'좀 더 맛난 걸 사드릴 껄..'
하는 마음이 드는 건 왜였을까?
◆ 남산 추어탕?
이 날은 H언니가 한턱 쏜 날..
추어탕..참 오랜만에 먹어보는 음식이다.
신혼시절에 내남자랑 경산시장에 있는 추어탕집에 자주 가곤 했었는데..
그 후론..거의 추어탕을 먹진 않았던 것 같다.
추어탕집이 흔하지 않았던 게 이유이기도 했을 것이다.
추어탕을 먹으며 내남자 생각이 났다.
'언제 한 번 같이 먹으러 와야지..'
◆ ?
새로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는 인아씨가 먼저 밥 먹으러 가잔다.
하도 무더운 날이라 시원한 것이 먹고팠던 우리는..
센타 근처의 국수집으로..
난 여름이면 냉면보다 콩국수를 즐긴다.
그러저럭 맛나게 먹었지만 다시 오고픈 마음은 들지 않는 곳이다.
빈대떡도 태워서 주고..
◆ 20년 전통의 시래국밥집
시래기국밥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주인장이 전라도 사람이라 전라도 음식이 주였다.
처음 먹어보는 들깨시래기국밥은 꽤 맛났다.
가격도 무척 착하다.
시래기국밥은 3500원.. 들깨시래기국밥은 4500원..
부추해물굴전(9000원)엔 통통한 굴이 잔뜩 들어있고..
인아씨는 맛나다는 어리굴젓..
처음 먹어보는 나는 비릿해서 비위에 맞지 않았다.
여기도 내남자 데리고 한 번 와야겠다.
국밥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들깨랑 시래기는 엄청 좋아하니깐..
어쩌면 맛나게 먹어 줄 것도 같았다.
◆ 해물찜 정식
저번에 한 번 왔던 곳인데..
H언니가 또 가고 싶어해서..
사실..나도 참 푸지게 맛나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 곳이다.
인아씨랑 나랑 언니랑..이렇게 셋이서..
반찬 하나하나..다 맛깔지다.
해물찜이야 두 말하면 잔소리..
그나저나..요즘 너무 먹어대는 것 같다.
편하게 수다 떨고..
간혹 남편 흉도 보고..
애들 교육얘기도 하고..
함께 밥도 먹으러 다니고..
다는 아니더라도 ..
나 사는 이야기 수다스럽게 할 수 있고..
들어주고..
댄스수업에 빠지면 어디 아프냐 걱정해주고
그런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것..
늘 조심스럽다.
나는 그렇다.
그래서 내 감정에 오롯이 충실할 수가 없다.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다..
그런 무책임한 맘으로 사람들을 대할 뿐이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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