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 춘 후에..
우리 댄스맴버들은 준자언니네 농원엘 간다.
기존의 친한 맴버들 틈에 나랑 제이쌤이 끼이게 된 셈이다.
현숙언닐 떼어놓고 가는 것이 맘이 영 그랬다.
초청하는 입장인 준자언니도 맘이 좋지않다고..
그러나 준자언니는 절친인
영자언니랑 해월언니의 편에 서야하는 입장이므로..
무슨 편가르기도 아니고..니편.. 내편..왕따..
나 들어오기 전의 일이라 세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나이 들수록 사람들이 성숙되어 간다는 것은 헛말인 듯 싶다.
오히려 더 편협해지고 외곬수가 되고
더 아이같아지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물론 사람마다 편차가 있겠지만..
♥
준자언니네 농원에 들어서는 순간 나랑 제이쌤은 입을 벌리고 감탄을 한다.
제이쌤도 상주 시골출신이라 이런 서정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가 보았다.
준자언니는 미리 와서 고기 구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비닐하우스 안은 그냥 와서 살림을 살아도 될만큼 가전도구며 편리시설이며..
웬만한 건 다 갖추어져 있었고 있어야 할 곳에 딱딱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벽면을 장식한 온갖 종류의 시계들이 이채로웠다.
온갖 장아찌가 담궈진 장독들..
고추며 깻잎이며 머위며 하나같이
어찌나 맛깔지던지..
두툼한 삼겹살이며 통통한 대짜고등어며 정말 푸지게도 먹었다.
손이 크고 인심이 후한 준자언니가 어찌나 많이도 준비를 해놓았던지..
언니가 내어놓는 반찬들마다 입에 짝짝 붙는 것이 어찌나 맛나던지..
배를 두드려가며 얼마나 푸지게 먹었던지..
그리고 하하호호꺄르르~~이어지는 중년 여인들의 수다삼매경..
춤을 추면서 만난 사람들이라 주로 춤이야기..
그리고 준자언니의 너무나 순수하고 순박한 아저씨와의 러브스토리..
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
정말 아름답고 순박한 소설 속의 한 장면을 보는 듯..
언니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새댁이였을 적에 밭일을 하다가 아저씨 손에 이끌려 보리밭에 들어갔는데..
다른 생각은 아무 것도 안나고
누워서 초록빛 보리잎새 사이로 보이던 파아란 하늘..새하얀 구름..
지금도 그 풍경이 또렷이 기억난다고..
후훗~
이어지는 언니의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아름답고 순수했고 정겨웠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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