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언제 밥 함 묵어요."
그냥 예의상 지나가면서 하는 말일 수도 있고..
지난번에 내가 한 번 얻어먹었으니..
보답의 차원에서 하는 말일 수도 있다.
혹은 마음이 가고 눈빛이 편한 사람에게..
귀하게 제안하는 말일 수도 있다.
◆ 쌈밥집..잎새
춤추고 난 후에..
현숙언니가 제이쌤이랑 같이 밥 먹으러 가자고 옆구리를 찌른다.
아직 친숙한 사이는 아니고 사우나에서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 조금 친해진 사이..
언니는 입만 열면 영재학급에 있다는 늦둥이 아들 이야기 뿐이다.
나는 이야기할 틈새가 없다. 언니의 아들자랑이 끊임이 없어서..ㅎ~
서로 마음 주고받고 하는 편한 친구같은 사이는 못될지라도 ..
눈빛이 편한 언니다.
애니골에 있는 쌈밥집..잎새..
예전 내남자랑 아이들 데리고 두어 번 와본 곳..
제이쌤이랑 나는 맞은 편에 앉은 언니의 아들이야기를 들으며..
"언니 그런 아들 둬서 정말 뿌듯하겠어요.." 맞장구 쳐주며..
세 여인의 수다는 끝날 줄을 모르고..
◆ 몽돌해물찜
오늘은 내가 제안했다.
"언니, 나랑 밥먹으러 가요."
센타 근처의 해물탕집..
사실 나는 해물류 별루 좋아하지 않지만..
"언니, 좋아하는 걸루 먹어요. 난 아무거나 다 잘 먹어요."
다행히 내가 시러하는 탕이 아니고 찜이라..
나도 아주 맛나게 먹었다,
맞은편에 앉은 언니..
정말 맛있다며 참 맛나게도 드신다.
그렇게 맛있다를 연발하며 맛나게 먹어주니
사주는 입장에선 기분이 참 좋다.
다행히 오늘은 아들이야기는 조금만 하구..
여자들 모이면 으례 나오는 시댁이야기..시집살이 이야기..
시집살이 별루 하지 않은 나는
오늘도 맏며느리인 언니의 파란만장 시집살이 이야기를
듣기 바쁘다.
집으로 오는 길..꽃샘추위로 쌀쌀했지만..
공원이며 집집의 화단이며 길가에
봄빛이 참 곱게도 물들고 있었다.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