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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사는 이야기

아찔한 사고

by 벗 님 2013. 3. 30.

 

 

 

 

 

절벽 아래서 도란도란 점심을 먹던 저 가족에게

아찔한 사고가 있었다.

 

내남자와 내가 점심을 먹기 위해 자리한 아늑한 공간..

절벽 아래 움픅 들어간 곳이라 바람도 막아주고..

맞은편으로 출렁이는 초록빛바다를 바로 감상할 수도 있고..

오가는 트래킹족들을 훔쳐보는 재미도 솔솔한 공간..

 

우리 바로 앞에 이들 가족들이 먼저 자리하고 있었다.

어머님을 모시고 두 딸을 데리고 가족소풍을 나온 모양이였다.

푸짐한 횟감에 과일에..버너에선 칼칼해 보이는 매운탕이

군침돌게 보글보글 끓고 있었고..

아저씨는 벌써 한 잔 걸치신 듯..얼굴이 붉어져있었다.

초등생쯤으로 보이는 작은 여자아이는 가만 앉아있질 못하고 왔다갔다..

제 엄마품에 기대고 바위에 엎드리기도 하며 까불까불~~

싹싹해 뵈는 아이엄마가 우리더러 매운탕 드셔보라며 권하기도 하고..

지나가는 트래킹족들이 들여다 보며

참 맛나보인다고 군침을 흘리며 지나가기도 하고..

 

 

나는 저곳에 오래 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싶어 좀 더 있자 하였지만..

내남자가 돌아가는 길 차가 막힐거라며 서두른다.

그리하여 우리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저 자리를 떠났다.

 

 

 

 

 

 

 

 

 

 

 

 

 

 

 

 

 

 

 

 

 

 

 

 

 

무모한 사람들..

단체로 온 산악회 사람들인 듯 한데..

변변한 장비도 없이 절벽에 매달린 밧줄을 타고 저 절벽을 오르고 있었다.

 

아마도 바닷물이 들어와 해변길이 막히는 바람에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기 싫어..

저렇게 무모한 결정을 한 듯 하다.

 

나도 내남자가 바닷물이 들어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길래..

무척 아쉬워하며 다른 길이 없을까..자꾸 궁시렁거리던 차였지만..

저들의 행동은 보기에도 아찔하고 무모해 보였다.

 

 

 

 

 

 

 

 

 

 

 

 

 

 

 

 

 

 

 

 

 

 

 

 

 

 

 

 

 

 

우리가 밥먹은 자리에서 일어나 걸은지 일 분이 채 되었을까?

갑자기 뒤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려온다.

순간 머리가 쮸뼛해지며 무슨 일이 일어났구나..직감할 수 있었다.

겁쟁이인 나는 차마 돌아보지도 못하고

얼음이 되어 앞에 있는 아저씨에게 무슨 일이냐구?

사람이 떨어진 것 같다고..

저만큼 앞서가던 내남자도 쿵~하는 굉음을 듣는 순간

뒤쳐져 오던 내가 생각나더라며..

 

바닷가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절벽아래 몰려들어 웅성웅성거리고 있었다.

 

 

 

 

 

 

 

 

 

다들 천운이라고 했다.

 

절벽을 오르던 남자 하나가 떨어졌는데

천만다행으로 절벽에 비스듬히 서 있던 소나무에 걸렸단다.

그렇게 떨어지며 커다란 바위가 아래로 굴러 떨어졌고..

하필 우리 바로 앞에서 식사를 하던 그 가족들 자리부근에 떨어졌던 모양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커다란 바위는 비껴가고

작은 바윗돌이 그 가족의 큰 딸아이 머리위에 떨어져..

아이 머리가 찢어져 피를 흘리며 엄마품에 안겨 있었고

놀란 작은 아이는 옆에서 엉엉 울고 있었다.

모처럼 가족소풍을 나와서 날벼락을 맞은 셈이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커다란 바위가 비껴 떨어진 게 천운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소나무에 걸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아저씨야말로

정말 천운이라고 다들 입을 모았다.

 

바로 그 곁에서 식사를 했던 우리부부..다시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다.

 

 

 

 

 

 

 

 

 

까마득한 곳에 굴러떨어졌던 아저씨가

 

오도가도 못하고 소나무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까마득히 보인다.

 

다시 황금산으로 하산하는 길..

 

119 구급대 아저씨들이 구급도구들을 들고 급히 산을 오르고 있었다.

 

 

 

 

 

 

 

 

 

 

 

 

 

때늦은 바다                                                               글, 곡, 노래 - zzirr

 

 

 어느결인듯 찾아온 바다 차디찬 바다 언제나 영혼과 함께 불타던 바다

 

일찍이 너와 거닐던 눈부신 백사장 온 몸 뒤채던 그 파도 그 불꽃

다 어디 어디 갔나 작렬하던 태양의 열정

모두 모두 어디 갔나 헐떡이던 바다 갈증의 바다

우우우우우 황량한 바람만 부네

우우우우우 갈곳을 잃었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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