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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정말 있기는 한 거니 ?
1986년 9월 22일. 귀뚤이 우는 밤..
아무렇게나 울어버리는 저를 꾸짖어 주세요.
코스모스의 하늘거림이 눈물꽃보다 애처로와 보였어요.
그리고는 꼭 껴안고싶도록 사랑하였습니다.
아..진정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자꾸만 쌓이는 건 허무의 먼지이고..
자꾸만 흐르는 건 눈물 뿐입니다.
가슴 가득 고인 이 서러움과 절망.. 허무..
도저히 토로할 길 없는 제 마음입니다.
알 수 없는 저 자신 때문에 얼마나 허무한 언어들을 쏟아버렸는지..
모두가 제 탓입니다.
결코 사랑일 수는 없습니다.
저는 그것을 사랑이라 할 수 없습니다.
얼마나 졸렬한 마음들입니까?
만나고 대화하고 그리고 안녕이라 하였습니다.
그러나 순간이였지만 난 삶을 배웠습니다.
알게 모르게 그 만남 속에서 무언가 보이지 않는 것이 있었어요.
나를 이끌어 주는 어떠한 끈..인연..
벗님..
제 울고 있는 가슴을 꼭 껴안아 주세요.
그리고는 살며시 제 눈물을 닦아주세요.
그리고.. 울지 말라고 ..단 한마디만 하여주셔요.
아니..목놓아 실컷 울어버리라고 ..차라리 그렇게 말해주세요.
결코 이 현실과 타협할 수 없는 제 마음입니다.
그러나 어설프게 현실에 한 번 젖어 보았습니다.
아무하고나 웃으며 말하였습니다.
되도록 많은 이들을 만나고 싶어 하였습니다.
그래서 알고 싶었습니다.
그들을 알고 이해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저 자신을 알고자 함이였습니다.
제가 왜이리 외로움에 겁을 먹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타락입니다.
슬픈 절망일지도 모릅니다.
별빛이 차가웠지만 사랑스러웠습니다.
벗님..하늘 한 번 보셔요.
저 별은 왜 맨날 그자리에서 똑같이 반짝이고 있을까요?
우리네 인간은 하루하루 변하는 맘을 가졌는데..
별님은 그러한 우리 마음을 조롱이라도 하는 듯 ..차갑게 반짝입니다.
왜.. 저는 확신할 수 없는 사랑을 받아들였을까요..
왜..좀 더 냉정하고 성숙할 수 없었나요..
바보처럼 순진하였고 ..너무도 약하기만 한 제 존재였습니다.
벗님.. 무섭기만 한 현실입니다.
믿음이 씨말라 버린 그러한 세상입니다.
손가락 걸고서 하는 약속은 천지가 무너져도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
저는 그렇게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니였습니다.
너무도 쉬운.. 거짓이였을 뿐입니다.
- 스무살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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