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이젠 이 호칭도 어색하네요.
요즘 내가 아빠라고 부르나요?
당신을 뭐라고 부르는 지,
존대를 하는지 반말을 하는지 난 그것도 모르겠네요.
그만큼 당신에게 소홀했던 건 인정할게요.
우나가 태어나던 순간부터 내겐 아이들이 전부였던 것 같아요.
당신에겐 많이 미안해요.
짧지 않은 날들을 함께 하면서 진실로 당신과 함께 한 날이 얼마였을까?
어느덧 우리 둘 다 40을 바라보는 중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당신도 알다시피 난 세상과 잘 어울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당신 하나만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제일 어려워하는 사람과 부대끼는 일을
당신이 매일 하고 있다는 것도 지금에서야 생각해 봅니다.
그동안 난 아이들 엄마역할만 했지
아내로서의 역할은 소홀했다는 생각도 이제야 해봅니다.
내 머릿 속은 온통 아이들의 교육에만 사로잡혀 있습니다.
우리 우나와 쏭이를 훌륭하게 키워야겠다는 생각,
그동안은 아이들의 지식과 재능, 아이들의 소질개발에 중점을 두었던 것 같은데
이번 우나의 반장선거를 통해 나름대로 많이 반성했습니다.
아이들의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했습니다.
마음이 넉넉한 아이, 사려 깊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
사랑이 많은 아이로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절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난 매일매일 하루종일 아이들만 생각합니다.
늘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도 합니다.
주말마다 당신을 조르는 것도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들을 느끼고 생각하게 해주고 싶고,
많은 것들을 보고 경험하게 해 주고 싶은 욕심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우리 품안에 있을 날은 길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아가 완성되고 부모형제 보다 친구가 더 좋을 나이도 머지 않았습니다.
나는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고 싶습니다.
더 늦기 전에 말입니다.
내일 내일 하다보면 아이들은 어느새 훌쩍 커서
더 이상 우리의 손길을 필요로 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이 우리의 손길을 필요로 할 때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고 싶습니다.
‘지금 현재의 내 모습이 내 아이의 미래의 모습이 된다’
이 구절을 책에서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당신과 내 모습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아이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당신과 내가 달라져야 한다고 마음 깊이 느꼈습니다.
우리 둘이 함께 노력하자고 이 글을 씁니다.
우리 우나와 쏭이를 더 많이 사랑하자고 이 글을 올립니다.
아울러 당신께 미안한 마음으로
고생하는 당신을 이제는 생각하겠노라는 다짐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
2003년 4월 17일 당신의 아내,
'My old kentucky home - Nomura sojiro'
그 시절..난 주말이면 아이들 데리고 어디든 가려했고..당신은 집에서 쉬고 싶어 했지..그거 때문에도 우리 마니 투닥거렸던 거 같아..
이젠..주말이면 아이들은 자기들대로의 스케쥴이 바쁘고..
거 봐..아이들 금새 커버렸잖아..
- 벗 님 -
지금 현재의 내 모습이 우리 아이의 미래의 모습....
아마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네 엄마들은 정말 아이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지요.
우리 다음 세대도 그럴런지 모르겠지만.....
벗님의 노력이 지금 두 아이들에게 그대로 쌓여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옆지기한테 잘하세요..남자가 볼때는 저정도면..엄청난 분인듯한뎅..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