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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나의 이야기

엄마의 방3-10년 전 편지

by 벗 님 2013. 1. 26.

 

 

 

 

 

 

 

 

 

○○씨!

 

이젠 이 호칭도 어색하네요.

요즘 내가 아빠라고 부르나요?

당신을 뭐라고 부르는 지,

존대를 하는지 반말을 하는지 난 그것도 모르겠네요.

그만큼 당신에게 소홀했던 건 인정할게요.

 

 

우나가 태어나던 순간부터 내겐 아이들이 전부였던 것 같아요.

당신에겐 많이 미안해요.

짧지 않은 날들을 함께 하면서 진실로 당신과 함께 한 날이 얼마였을까?

어느덧 우리 둘 다 40을 바라보는 중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당신도 알다시피 난 세상과 잘 어울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당신 하나만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제일 어려워하는 사람과 부대끼는 일을

당신이 매일 하고 있다는 것도 지금에서야 생각해 봅니다.

그동안 난 아이들 엄마역할만 했지

아내로서의 역할은 소홀했다는 생각도 이제야 해봅니다.

 

 

 

 

 

 

 

 

 

 

내 머릿 속은 온통 아이들의 교육에만 사로잡혀 있습니다.

우리 우나와 쏭이를 훌륭하게 키워야겠다는 생각,

그동안은 아이들의 지식과 재능, 아이들의 소질개발에 중점을 두었던 것 같은데

이번 우나의 반장선거를 통해 나름대로 많이 반성했습니다.

아이들의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했습니다.

마음이 넉넉한 아이, 사려 깊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

사랑이 많은 아이로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절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난 매일매일 하루종일 아이들만 생각합니다.

늘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도 합니다.

주말마다 당신을 조르는 것도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들을 느끼고 생각하게 해주고 싶고,

많은 것들을 보고 경험하게 해 주고 싶은 욕심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우리 품안에 있을 날은 길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아가 완성되고 부모형제 보다 친구가 더 좋을 나이도 머지 않았습니다.

나는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고 싶습니다.

더 늦기 전에 말입니다.

내일 내일 하다보면 아이들은 어느새 훌쩍 커서

더 이상 우리의 손길을 필요로 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이 우리의 손길을 필요로 할 때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고 싶습니다.

 

 

 

 

 

 

 

 

 

 

 

‘지금 현재의 내 모습이 내 아이의 미래의 모습이 된다’

 

이 구절을 책에서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당신과 내 모습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아이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당신과 내가 달라져야 한다고 마음 깊이 느꼈습니다.

 

우리 둘이 함께 노력하자고 이 글을 씁니다.

우리 우나와 쏭이를 더 많이 사랑하자고 이 글을 올립니다.

아울러 당신께 미안한 마음으로

고생하는 당신을 이제는 생각하겠노라는 다짐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

 

 

 

 

2003년 4월 17일 당신의 아내,

 

 

 

 

 

 

 

 

 

 

 

 

 

 

 

 

 

 

 

 

'My old kentucky home - Nomura sojiro'

 

 

그 시절..난 주말이면 아이들 데리고 어디든 가려했고..당신은 집에서 쉬고 싶어 했지..그거 때문에도 우리 마니 투닥거렸던 거 같아..

 

이젠..주말이면 아이들은 자기들대로의 스케쥴이 바쁘고..

 

 

거 봐..아이들 금새 커버렸잖아..

 

 

 

 

- 벗 님 -

 

 

10년 전이군요.

지금 현재의 내 모습이 우리 아이의 미래의 모습....

아마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네 엄마들은 정말 아이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지요.

우리 다음 세대도 그럴런지 모르겠지만.....

벗님의 노력이 지금 두 아이들에게 그대로 쌓여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한때는 참 극성 엄마였어요..ㅎ~

그러나 그러한 극성이 우나에게 어느정도 도움은 되었던 듯 해요.

우나도 인정하는 부분이고요.^^


사실..돌아보면 아이들에게 미안한 부분도 참 많아요.

헌신..이라 할만큼 해주지도 못했고요.


지난 사진들 보니..

그냥..아이들 참 금새 커버린단 생각이 들어요.

그만큼 우리는 또 나이들어버렸고요..ㅠㅠ



신랑분이 정말 멋찌네요...다~~이유가 있다닌깐요..^^;;;

옆지기한테 잘하세요..남자가 볼때는 저정도면..엄청난 분인듯한뎅..ㅎㅎㅎ

후훗~~맞아요~~

어쨌거나,,날 참 마니 사랑해준 사람이였어요.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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