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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다이어리/♥나의 하루1

나의 크리스마스

by 벗 님 2012. 12. 29.

 

 

 

 

 

그날은..조금 우울한 크리스마스 이브였어요.

아침운동 후..사우나에서 한참을 누워 시간을 보냈어요.

딸아이와의 약속시간이 한참이나 남았거든요.

 

아침을 거른 후라..

롯리에서 정말 오백년만에 햄버거세트를 주문해 먹었어요.

거리풍경이 훤히 보이는 창가자리에 홀로 앉아..

안과에 갈 딸아이 기다리면서요.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무얼 하며 보내지?'

딸들에게 무언가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선물해 주어야만 할 것 같은데..

딱히 생각나는 게 없었어요. 외식..케잌..트리..선물..

 

맞아요. 그날은..

또 내 생애 가장 혹독한 추위를 맛본 날이기도 했어요.

이렇게 추운 적..정말 태어나 처음이였어요.

화이트크리스마스가 될 거라는 예보가 있었지만..

하늘이 낮게 가라앉은 거 말고는 아직 별 기미가 보이지 않았어요.

 

맞은 편에 홀로 앉은 바라리 코트의 중년남자가 괜히 신경이 쓰였어요.

아메리카노 한 잔 앞에 두고 창 밖을 응시하며 얼마나 앉아있던지요.

 

나 또한 그렇게 창밖을 응시하며 하염없이 앉았는데..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무 계획도 없는 내남자가 살짝 야속한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특별할 것도 없는 나의 크리스마스가 한심하고 슬펐던 이브였어요.

 

 

 

 

 

 

 

 

 

 

 

 

 

 

 

960

 

 

 

 

 

지금 내가 사는 곳은..

겨우내 하얀 눈이 쌓여있을 만큼 눈이 흔한 곳이예요.

해마다 폭설이 내려 세상은 온통 하얀 눈으로 사무치지요.

복에 겨워..아 이제 눈 좀 그만 내리지..투덜거린 적도 있지요.

 

그러나 그 흔하게 내리는 눈 덕분에..

꿈도 꿔보지 못했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내 생애 두 번이나..맞이한 행운도 누렸지요.

 

아르바이트 하고 귀가한 우나가 그러더군요.

"엄마, 지금 눈 엄청 내리고 있는데..알아?"

 

얼른 베란다로 뛰쳐나가 밖을 내어다 보았지요.

아~~ 언제부터 내렸을까요?

어느사이 인도며 차도까지 하얀 눈이 하얗게 쌓였어요.

 

어쩜~~어쩜~~완전 함박눈이였어요.

그렇게 탐스럽고 소담한 함박꽃같은 눈송이도 처음 보았어요.

 

크리스마스 이브에 정말 기적처럼 눈이 내렸어요.

축복처럼..선물처럼..하얀 눈이 하얗게 펑펑 내렸어요.

 

 

 

 

 

 

 

지금 얼른 사랑을 하세요.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

 

그 사랑이 이루어진대요.

 

어서 사랑을 하세요. 어서요..

 

사랑이 이루어진다잖아요. 어서요..

 

 

 

 

 

 

 

 

 

 

 

 

 

- 벗 님 -

 

 

 

 

※ P.S  여행을 떠납니다. 친정식구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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