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고 난 후에..
여느때처럼 밥먹고 커피 마시고 수다 떨다가..
누군가 계모임을 하자고 했다.
맨날 만나 먹고 노닥거리는데 또 무슨 계모임씩이나..
몇 명이 좋다고 하니 그냥 우루루..얼결에 그러자고 했다.
다른 여인네들은 이미 다른 계모임을 한 두개씩은 하고 있는 모양인데..
나는 계라 그러면..
계주가 곗돈 떼먹고 도망간 류의 부정적 선입견만 있던 터..
계모임 이름을 무얼로 할 것이냐..하는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어느 누가 <아마곗돈> 이라는 이름을 제안해서
우리는 그 기발함에 한바탕 꺄르르~~웃었다.
궁리궁리 끝에..가을에 모임을 만들었으니..
가을사랑=가을愛..로 정하고..
매월 네째주 월요일..그 첫 모임이 있는 날..
늘 하는 고민꺼리.. 어디 가서 무얼 먹을까?
의견을 조율해서 마침내 결정한 곳이
뉴코아에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 애슐리..
◆
평일의 점심시간..
어딜가나 웬만한 곳은 아줌마들이 점령하고 있고..여기저기..
우리처럼 우루루 모임을 하러 온 여인네들이 눈에 띈다.
바로 옆테이블엔 산후조리원에서 만난 팀들인지..
아직 돌도 채 안된 아기를 하나씩 안고 있는 젊은 엄마들의 모임..
시끌벅적 왁자지껄..좀 정신이 없긴 하다.
♬~~BUZZ - 겁쟁이
미안합니다 고작 나란 사람이 당신을 미친 듯 사랑합니다
기다립니다 잘난 것 하나 없는데 염치없이 당신을 원합니다
세상을 더 헤매어 봐도 눈을 더 크게 뜨고 찾아도
당신은 단 하나란 걸 알아서 내가 꼭 갖고 싶지만
날 사랑해줘요 날 울리지마요
숨 쉬는 것보다 더 잦은 이 말 하나도
자신있게 못하는 늘 숨어만 있는 나는 겁쟁이랍니다
그녀들이 스마트폰을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속닥거리거나..
나는 창밖의 가을에게로만 자꾸 시선이 간다.
가을이 참 곱게 물들어가는 하루였다.
우리네 인연도 그렇게 곱게 물들어갈 거라..
내 마음에게 애써 토닥이던 하루였다.
그러나 나의 천성이란 것이..
사람에게 보단 저 스치는 계절에게서 더 많은 위안을 얻는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늘 최면처럼 중얼거리면서..
- 벗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