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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만에 듣는 에냐의 메잇비..
아련한 그리움들이 뭉글뭉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딸아이 수능 치는 날에..
문득 신연수 선생님이 마음 가득 떠오른 이유가..
아마도 선생님을 마지막 뵈온 날이..
바로 아래 동생 랑이가 수능시험을 보던 그 날이여서 일 것이다.
살며..문득문득 떠오르는 이름..
어느 세월엔가는 그 이름자가 생각이 나지 않아..
그렇게 영원으로 잊혀져가는 이름인가 했었는데..
낙엽을 밟으며 걷는데 어제인듯 또렷이 선생님 함자가 기억이 난다.
신기하다.
신연수 선생님..
생물 담당..여고 1학년때 우리반 부담임선생님..
그 당시 어울리지 않게 소심한 내가 학급 반장을 맡고 있었다.
선생님과의 인연이래야 이것이 다인데..
참 훤칠하시고 콧날이 높고 오똑하셨으며 눈매가 그윽하고 이지적이셨고..
세상없이 차분하고 점잖으시고 말이 없으신 선생님..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생물시간에 졸기 일쑤였고..
그에 아랑곳 하지 않으시고 참 성심성의껏 수업을 해주시던 선생님..
나도 한 날..수업이 지루해서 내가 미래에 유명해졌을 경우 대비해서
그 때에 쓸 싸인을 제작하느라 생물노트 가득 내 이름자를 그렸다 뭉갰다..갈겼다..
한 시간 내내 그러는 중.."싸인이 멋진데.."
놀라 고개 들어보니 어느결에 내곁에 다가오신 선생님께서
꾸중은 커녕 인자한 미소를 짓고 계셨다.
그것이 선생님에 대한 첫번째 각인이였던 것 같다.
그리고 두 번째 각인..
만삭이던 담임선생님이 출산휴가를 가시고 ..우리반을 잠시 맡게 되신 선생님..
야간자율학습시간이면 언제나 젤 뒷자리에 앉으셔서 우리랑 함께 해주셨는데..
단 한번도 시끌벅적한 우리에게 조용히 하거라..공부하거라..말씀하지 않으시고..
그저 교실 뒷자리에 고요히 앉으셔서 책을 읽고 계셨고..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이면..
공구함을 들고 오셔서 삐걱거리는 책상이며 걸상을 손봐 주시고..
우리 공부에 방해가 될까 봐..
교실문 드르럭 ~~열리고 닫히는 소리를 방지하기 위해 문틀을 사포로 양초로 ..
시간만 나면 문지르시고..
왁자지껄하던 우리반 분위기는 점점 선생님의 인품처럼 고요하고 아늑해져가고 있었다.
세번째 각인..
어쩌다 가끔 선생님은 수업중에 개인사를 얘기해주시곤 하셨는데..
새로운 셔츠를 입고 온 날이면..시집간 딸아이가 사주었다고 자랑을 하시곤 했다.
그래서인지 늘 고급스럽고 화사한 칼라의 셔츠를 즐겨 입으시던 멋쟁이 선생님..
어느날 수업중에 우리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선생님 젊은날의 공부법에 대해 얘기를 해주시마..하셨다.
선생님은 우리나라 제일의 학부 서울대를 3년만에 조기졸업을 하셨단다.
서점에서 책을 사면 열 권이든 스무 권이든..
새로 산 책은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야만 일어나신다고 하셨다.
어느날은 몇날 몇밤.. 밤을 새우고..
그자리에서 고대로 쓰러진 적도 많다고 하셨다.
무슨 책이든 새로 산 책은 그날로 다 정독을 하신다고 하셨다.
우리더러 그렇게 하라는 게 아니라 그냥 그렇게 공부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아라..
당신을 내세우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에게 공부에 대한 열의를 갖게 하기 위한 말씀이셨던..
시대를 잘못 타고나셔서..
그런 열정과 재능이 이리 한낱 여고에서의 교사로 묻히게 되어 안타까운 맘..
그때도 들었었는데..
대학졸업반일 무렵이라 하셨던가??
6.25 전쟁이 발발했고 선생님께선 고향인 마산까지 걸어서 가셨다고 했다.
꼬박 한 달여가 걸려 천신만고 끝에 고향마을에 도착하니..
돌아가신 줄로만 알았던 선생님을 보고..
모두가 귀신인 줄 알고 깜짝 놀랐다는 일화도 기억이 난다.
모두 30년이나 지난 옛기억이라 오롯이 정확하진 않을지 모르겠지만..
내 마음에 남아 있는 선생님에 대한 기억..그리고 추억들이다.
그리고 마지막..사는 내내 잊히지 않는 선생님과의 마지막 만남..
그날은 바로 아래 동생 랑이의 대입치는 날이였고..나는 대학 졸업반일 때였다.
아빠랑 종일 시험장 앞에서 기다리다..
시험마치고 나온 동생이랑 로타리 유명한 고깃집에 들어갔었다
바로 앞자리에 선생님들의 회식자리가 펼쳐져 있고
저멀리 맞은편에 낯익은 선생님..신연수 선생님..
졸업한지 4년이나 지났는데 나를 알아보셨는지 눈인사를 해오시고..
얼결에 나도 웃으며 목례로 답을 하고..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도 멀리 계셨고 선생님들이 하도 많이 계셔서..
그냥..눈인사만 하고 일어서서 나왔는데..
식당을 나가려는데 급하게 신발을 신으시며 선생님께서 나를 부르셨다.
지금 인근의 다른 학교에 교감선생님으로 계신다고..
꼭 한 번 놀러 오라고..악수를 청해 오던 선생님..
살며..나는 그 날이 잊히지 않았다.
나같은 학생..어쩌면 얼굴조차 기억할 수 없을 법도 한데..
선생님은 나를 기억해 주셨고 쫓아나와 나를 배웅해 주셨다.
한 번..찾아가 뵈올 걸..
내 일생에 참 후회되는 일 중의 한 가지..
선생님을 다시 찾아뵙지 못한 것..
살며..내가 만난 가장 존경스러운 분..
살아갈수록 그리워지는 이름..하나..
선생님..
열일곱 솜털 보송하던 앳된 여고생이
어느덧 딸아이가 수능시험을 치루는
불혹의 중반을 살고 있습니다.
선생님도 별빛 맑은 어느 하늘 아래에서
정갈히 늙어가고 계시겠지요..
참 그립습니다.
- 벗 님 -
를 그만두시고...지금은 ..찾아도 못 찾은 선생님과 중 3때...수학담임이시며 우리반 담임이시며...주임선생님 찾아뵈려할 때...이미 고인이 되신..절 믿어주
시고...제가 오늘날 이렇게 될 수 있는 힘을 주셨던...선생님..그..선생님을 찾았을 때 고인이되신 모습에 더~ 늦기전에..좋아했던 인연이 있었던 선생님들
을 다~ 찾아뵈었답니다...
제가 출세한 것두 아닌데..그냥...제자란 인연으로 ..감사한 분들을 찾았는데..두번으로 번복되지 못해서 아쉽지만..제가 행복하기에 그렇게 ..했네요...
찡한...벗님의 글에...여운과 스크랩되는 저의 스승님들....벗님...우리도 벌써..중년이네요...^^;;; 건강하자구요...아이의...수능 결
과가...행복한 ...성적이였으면 합니다...^^;;;
그러셨어요? 정말 그러기 쉬운 일이 아닌데..
전.. 절 마니 아껴주셨던 선생님들만 오래 기억에 남아요.ㅎ~
그분들 중 ..몇 분은 이이 고인이 되셨고요..
선생님들 참 뿌듯하고 고마워하셨을 거 같아요.
그 수많은 제자 중에..오랜 세월 후에 다시 찾아 올 제자..몇이나 될까요..
여튼 ..에너지가 넘치시니 항상..ㅎ~
전 ..없었도..만나는 배짱하난 있습니다...그맘큼..남들에게 피해주며 살진 나름 모범적으로 살았거덩요..ㅎㅎㅎㅎ 부끄부끄 ^^*...
졸업 후에 찾아오는 제자들이..그리 반갑고 고맙다 하시더군요.
대부분 성공해서 보란듯이 찾아가뵙기마련인데..
ㅎㅎ~~
뭐 쮸니님도 나름 당당하셨으니 기쁘게 은사님들을 찾아뵐 수 있었던게지요.^^*
인생에 성공을 돈에 두지 않고 사랑에 두어 산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이것죵..ㅋㅋㅋㅋ
한밤중이라 더 그런가요!!
차분히 찬잧히~~뭔가를 생각하게 만드네요!!
지금 생각해보니,저또한 특별히~~~~나중에 찾아 뵌 선생님이 한분도 안계시네요!!
왜 그렇게 살았는지~~
기업에 계시는 S대 출신들은 지독하던데요.
머리도 좋은데 지독하기까지 하니 기업에
돈을 마니 벌게해 주는 거겠죠?
이번에는 날씨가 춥지 않아서 다행이다~
오늘 현장 정리하고 당분간 포항 본사에 출근할듯...
암튼 전화번호라도 알면 가끔 문자도 주고 받고 통화라도 할텐데~
그것이 불편해서 싫다는 친구에게 전화번호 묻기도 그렇고~~~
암튼 궁금하면 오백원이다~~~
날씨 이제 제법 쌀쌀해지는것 같다 .
올해 시작한지도 얼마 지나지않은것 같은데 또이렇게 다 저물어가네~~
그래도 올 한해는 나름 나스스로 멋지게 살아왔던것 같다~
해보고 싶었던 말아톤도 하고 몸도 만들고~ㅎㅎㅎ
친구도 항상 그렇지만 열심히 살아온듯~~~
잘보내시게~~
내 생각나면 놀러옴세~~ [비밀댓글]
원하는 이상의 결과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내년에 이 일이 ...ㅜ.ㅜ
에휴~~그러시군요..
그래도 그간의 노하우가 있으실테니..ㅎ~
고3 엄마 노릇..
전 그나마 할랑~하게 한 듯 합니다.
네 감사해요. 초롱님..^^*
600 여년된 은행나무와 공자의 제사를 지내는 대성전...
대학본관 건물 등 너무도 그리운 곳이네요.
아~ 가고싶다.
[비밀댓글]
계시다는 것
행복한 일이지요
수능도 끝났겠다
이제 우나양과 벗님 홀가분 하겠습니다
아름다운 시간 많이 만드세요
인자한 선생님을 만나셨군요.
가슴 속 한자리에 자리하고 계신 만큼 벗님꼐도 큰 힘이 될 겁니다. *^^*
그분을 그렇게 좋은 기억으로 남겨두신 건
벗님의 아름다운 성품이시고요.
가을이라 그리운 사람은 많은데
그리워할 틈도 없는 일상이 안타깝습니다.
그것이 인격이란 이름하에 빛나는 것이구여......
그리구 그런 분을 알아봐 드리는 벗님의 자세두 중요했으리라 생각되어져요.......착하구 성실한 학생이었기에,,
우리 그이두 그런 선생님이었기를 바래 봅니다,,
각인된 추억들이 아스라이 멀게만 느껴질때...
우리도 그렇게 나이를 먹게되나봅니다.
우나가 수능을 쳤군요..
미리 함께 두손모아 기도 못 드려서..
죄송하네요.ㅎ
좋은 결과있기를 바랍니다.^^
제 아이도 수능을 봤거든요~
아마도... 모두가
노력한만큼의 결과가 있을거라 믿습니다~
가을도 이렇게 조용히....
떠나려나 봐요~ㅎ
아직도 늦지않았으니 진지한궁서체의 편지! ㅋㅋㅋ
아님 문자라도 신연수선생님께 보내보세요
그리고 만남을 예약하면?? ....제가다 설레는데요
생물이 저는 어렵던데
선생님을 좋아하신벗님은 생물이 쉬웠겠네요 ㅎㅎ
후훗~~그리 보이시나요?
뭐..그렇다고들 하긴 하던데..ㅋ~~
글쎄요??
제가 여고때 이미 연세가 지긋하셨는데..
시집 간 따님이 있었으니..
지금..연세가 어찌 되셨을지..
전 생물은 괜찮았는데..화학이 정말 싫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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