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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썰물 -임지훈-
이 남자의 허스키하면서도 애소하는 듯한 음성을 좋아해..
스무살 무렵 내 자취방 카세트 테잎에서 주구장창 흐르던..
오래 잊고 살았는데..문득 그리움처럼 떠올라..
86년 8월 31일 일. 새벽.
어제 저녁엔 별이 눈부셨다.
난 정말 황홀했다.
저토록 아름다울 수 있는 게 또 다시 있을 수 있을까?
세상은 얼마든지 아름다울 수 있다는 그러한 희망이 움터난다.
종일을 허탈한 상태에서 내 살아갈 길을 한탄하고 있었는데..
별님은 내 이러한 마음을 감쪽같이 앗아가 버렸다.
은하수를 사랑했다.
그 외엔(밤하늘 외엔..)오늘의 내 모든 것은 공허했다.
풀벌레의 다정한 소음이 이 밤의 정적을 다소 위로한다.
계절의 스쳐지남이 언제나 아쉬웠다.
우리 인생이 또 그렇게 흐른다 생각하니 ..
그 무더웠던 여름날이 그리움으로 남는다.
난 가을을 사랑한다고 얘기했다.
문학을 하기엔 더 없이 좋은 계절이고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는
그러한 계절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을날 문턱에 서있는 나는..
그 속에서 한 발자욱 내딛기가 두려워온다.
내가 어느새 어른으로 자란다 생각하니
흐르는 모든 것들을 잡아버리고만 싶다.
난 사랑이 무언지도 모른 채..사랑속에 듬뿍 적셔져 버렸다.
생명처럼 너를 지켜주겠노라..던 그 한 마디..
아무리 내가 사랑을 모른다 하지만..어찌 느낄 수 없었으랴!
그 말의 의미와 그 눈빛만으로 충분히 알 수 있었지만..
사랑을 하기엔 이르다 느껴지는 나의 계절..
난 사랑을 거부한다.
사랑보다는 나 자신에 도취되고 싶다.
그래서 진정한 나를 알고 난 뒤..그땐 사랑도 해보리라..
후회없이 그 속에서 아파하고 방황하리라..
진정 순수한 사랑을 그땐 할 수 있을지..
지금 내 청춘은 풋풋하기만 하다.
- 스무살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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