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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스무살 이야기

지금 내 청춘은 풋풋하기만 하다

by 벗 님 2012. 11. 17.

 

 

 

 

♬~~

사랑의 썰물 -임지훈-

 

 

이 남자의 허스키하면서도 애소하는 듯한 음성을 좋아해..

스무살 무렵 내 자취방 카세트 테잎에서 주구장창 흐르던..

오래 잊고 살았는데..문득 그리움처럼 떠올라..

 

 


 

 

 

86년 8월 31일 일. 새벽.

 

 

 

 

어제 저녁엔 별이 눈부셨다.

난 정말 황홀했다.

저토록 아름다울 수 있는 게 또 다시 있을 수 있을까?

세상은 얼마든지 아름다울 수 있다는 그러한 희망이 움터난다.

종일을 허탈한 상태에서 내 살아갈 길을 한탄하고 있었는데..

별님은 내 이러한 마음을 감쪽같이 앗아가 버렸다.

 

 

은하수를 사랑했다.

그 외엔(밤하늘 외엔..)오늘의 내 모든 것은 공허했다.

풀벌레의 다정한 소음이 이 밤의 정적을 다소 위로한다.

계절의 스쳐지남이 언제나 아쉬웠다.

우리 인생이 또 그렇게 흐른다 생각하니 ..

그 무더웠던 여름날이 그리움으로 남는다.

 

 

 

 

 

 

 

난 가을을 사랑한다고 얘기했다.

문학을 하기엔 더 없이 좋은 계절이고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는

그러한 계절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을날 문턱에 서있는 나는..

그 속에서 한 발자욱 내딛기가 두려워온다.

내가 어느새 어른으로 자란다 생각하니

흐르는 모든 것들을 잡아버리고만 싶다.

 

 

난 사랑이 무언지도 모른 채..사랑속에 듬뿍 적셔져 버렸다.

생명처럼 너를 지켜주겠노라..던 그 한 마디..

아무리 내가 사랑을 모른다 하지만..어찌 느낄 수 없었으랴!

그 말의 의미와 그 눈빛만으로 충분히 알 수 있었지만..

사랑을 하기엔 이르다 느껴지는 나의 계절..

난 사랑을 거부한다.

 

 

사랑보다는 나 자신에 도취되고 싶다.

그래서 진정한 나를 알고 난 뒤..그땐 사랑도 해보리라..

후회없이 그 속에서 아파하고 방황하리라..

진정 순수한 사랑을 그땐 할 수 있을지..

지금 내 청춘은 풋풋하기만 하다.

 

 

 

 

 

- 스무살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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