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 지금은 헤어져도'
1987년 7월 10일. 금. 맑은 후 흐리고 바람..
그러나..
그렇게나 서럽게 맺혀있던 가슴의 까닭모를 엉어리들은
한 사람과의 만남이 거듭됨에 따라 하나씩 둘씩 자취를 감춰버린 거야.
내 모든 것들을 지배하던 그 외롬마저 그 아이는 내게서 앗아가 버렸어.
그런 그 아이를 나는 언제까지나 포용하고 싶어.
차라리 내게서 멀어진다 생각했을 때..
나는 그 아이를 더욱 위해주고 감싸주고 싶어했던 거 같아.
우리의 만남이 단순한 남녀의 애정이라는 것이면 ..
난 두 번 다시 그 애를 만나지 않을게야.
그러한 만남은 아무 부질없고 허망하고 아프기만 한 것이야.
벗님..너를 위해 샘솟던 그 사랑과 그리움과 눈물로
또 다시 그 아이를 그렇게나 내게 소중하고 보배로워
영원까지 이어질 그 어떤 의미이길 바래..
순수하게 눈부시도록 하얗게만 그 아이를 생각하게 하여 줘.
벗님..힘들어.
무척 힘이 들어.
사람을 이해하고 또 이해하고 도대체 아무것도 모르면서 사람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벗님.. 나약하고 어리섞은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아무런 생각도 가지지 않기로 했어,
그 어떤 의혹이나 불신을 갖기보다는
차라리 아무러한 감정도 가지지 않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린 거야.
너라면 어떠했을까?
그러나 벗님..
난 지금 스스로에게 충실하고 싶어.
내 삶의 순간을 살뜰히 보내고싶어.
그 어떤 아득한 생각으로 천정을 보며 소일해선 안 될 너무나 값진 날들이기 때문이야.
그 아이도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 있는 게 분명해.
오하려 그런 그 아이를 위해 기뻐해야
진정 내가 그 애를 생각하고 있다는 반증?이 되지 않을까?
아니야..벗님..
마음을 텅 비워 버려야겠어.
아무러한 감정도 담지 말아야겠어.
신이 아닌 담에야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다 알아?
사람의 진실을 어떻게 100% 신뢰할 수 있겠어?
허망하고 부질없는 인간사..
여기에 얽매어 아웅다웅..
그런 내모습..싫다.
초연해지자.
어떤 현실의 시련앞에서도 평정하고 온후한 마음을 잃지 않도록 단련을 시키자.
내 마음과 내 이성과 내 지성에게 가혹하고 아름다운 훈련을 시키도록 하자.
그리고 그 아이를 끝까지 이해하고 사랑하도록 하리라.
사랑을 키우자.
가슴에 사랑의 뿌리를 정성껏 내리우자.
한 세상..되도록 사랑만을 하면서..
아름답게 눈물 흘리고 내 모든 것 바쳐..
언제 끝날지 모를 운명의 베를 한 올 한 올 지극한 정성으로 짜나가자.
< 스무살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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