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7일 오전 12:50
멕시코전 시작할 무렵 든 잠이 멕시코전 끝날 무렵에 깨었다.
손등에 모기 한 방 물린 게..내 곤한 잠을 깨웠는지도..
엄마의 생신..
엄마도 아빠도 목소리에서 생기와 힘이 느껴지신다.
엄마는 스포츠댄스 수업하시기 직전이라는데..
나랑 전화 중에도 동료들과 얘기 나누시며 크게 웃으신다.
내 맘도 따라 웃는다.
아빠도 이젠 수변공원 한 바퀴 다 도실만큼 괜찮아지셨다고 하니..
감사하고 고맙고 기쁜 맘이다.
댄스 사람들이랑 회식을 가졌다.
밥 먹구 커피 마시러 간 까페베네..분위기가 괜찮았다.
그냥 가볍게 웃으며 오고가는 대화들..
그냥 서로 웃기 위해서 나누는 가십들..
9000원짜리 녹차빙수는 달지 않아 좋았다.
내 나이보다 20년은 젊은 분위기의 카페 베네..
젊고 발랄하고 상큼한 그네들 틈에서..
구석진 예약석에서 옹기종기 앉아..
아줌마들이 카페물 흐려놓은 것 같다고 우리는 웃으며 농을 했다.
너른 실내를 한 바퀴 둘러보니..
기실 우리는 전체적인 카페 분위기에 조금 동떨어진 나이들이였다.
새벽 5시까지 책상정리를 했다는 쏭이..
자발적으로 지 책상정리를 한 건..아마 생애 처음..
어느날 귀차니스트 우나가 지 책상이랑 책꽂이를 말끔히 정리했을 때 보다 기뻤다.
때가 되면 하는가 보다.그리 잔소리 할 적엔 대충 흉내만 내더니..
정말 말끔하게 책상이며 책꽂이 화장품들을 정돈해 두었다.
학원 마치고 친구랑 잠시 있다 6시 30분까지 갈거라고 전화 오고..
지금 3단지 앞을 지나고 있다고 전화가 오고..
전엔..어디야? 누구랑 있어? 왜 이리 늦어?
내가 이렇게 먼저 문자를 넣어야 했는데..
요즘은 지가 알아서 착착 보고를 해온다.
목소리도 나긋나긋하구..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문득 이 프로그램 생각이 나서 나는 혼자 빙긋 웃어본다.
참? 머릴 잘랐다.
그냥 5센티정도..그닥 표도 나지 않는다. 좀 더 자를 걸..
젊은 남자 미용사가 원장인데..우리동네 그 숱한 미장원들 중에 ..
공간은 가장 협소한데..아줌마들이 늘상 붐비는 동네 미장원이다.
새벽에 수영하고 저녁엔 다이빙을 한다는 젊은 남자원장은..
말하는 투도 가볍지 않고 눈빛도 진지하다.
내가 무슨 말을 하면 가만히 듣고 성의껏 답을 한다.
자연스레.. 그리 많은 말을 하지 않고도 손님들 기분을 잘 헤아려 주는..고단수..
머릴 자르면서도 계속 질문을 한다.
이렇게..? 요렇게..? 요만큼..? 아하..? 묻고 반응해 가며..
왜 단골이 많은지 알겠다.
그나저나 다이빙이라..
조금은 생소한 취미..
축구 보고 잠시 잠이 든 내남잘 깨운다.
우나 데릴러 가야할 시간..
새벽 1시반 까지 독서실에 있는 우나..
다들 고생이다.
폭염에 열대야라고 난리들인데..
내가 사는 곳의 여름밤은 외려 선선하다.
몽롱하다.
잠이 오려나?
잠들기 싫다.
아침이 오는 게 싫다.
그런 날들이 있었지..
내 인생 최악의 날들..
아침이 오는 것이 두렵고 미치게 싫어..
잠들고 싶지 않았던 시절,.
눈만 감으면 금새 아침이 찾아오던..
지옥같은 하루를 또 시작해야 하던..
체조선수시절..
오늘 개막식이라지.
사람들은 여름날의 더위를 날려버릴 소일거리가 생겼고..
내 관심사도 올림픽쪽으로 조금 흩어질테지..
정신차리자.
현실을 직시하자.
여전히 헤매이는 나..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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