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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멀고 아득하며
피리소린 아직도 끝나지 않았는데..
별 뜨고 구름 가면 세월도 가네..
<이해인>
1987년 6월 24일. 화. 흐린 후 맑음..
살아온 나날..
때론 자만하고 때론 비굴하고 때론 냉정했지만..
나란 아이..그럭저럭 대견스럽고 기특하고 칭찬할만하다고 할 수도 있다.
나르시즘..
난 흠뻑 자기자신에 도취되는 특성을 가진 아이임을 부인할 수가 없다.
그것이 착각이였음을 조금씩 인정하면서도 나는 스스로에 심취하고 있었다.
그러나 빈약한 내 이성..내 지성..내 사랑..
이제는 똑바로 수긍하고 한치의 더함도 덜함도 없이 나 자신을 냉철히 투영해본다.
많이많이 아주 지독히도 나약하고 보잘것 없다.
그러나 지금 이 상태의 나..오히려 감사하고 싶다.
지금 보다 나아지려는 소망이 있고..그 소망을 향해 내가 살아가고 ..
생명..내 숨소리를 느낌에 더 없이 감사한다.
知 !
나는 너를 뜨겁도록 사랑한다.
나는 너를 완전히 소유하고 싶다.
가장 나다운 형태의 知 !
너를 창조하고 싶다.
벗님..
언제까지나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에 대한 내마음은 소유도 그 어떤 보답도 아닙니다.
그냥 당신이 존재함을..
내가 당신을 기억하고..당신을 그리워함이 전부일 뿐입니다.
당신은 언제나 나와 함께 함을 내가 믿음입니다.
아니..당신의 사랑을 보장 받지 못하더라도
당신을 사랑할 수 있는 나..이기때문입니다.
참으로 당신은 높고 귀하십니다.
순결하시고 고요하시고 우울하십니다.
- 스무살 일기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