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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스무살 이야기

사랑을 위한 사랑

by 벗 님 2012.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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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미안해요.. 미안해요.. 그댈 잊지 못해서...

 

 

 

5월은 그지없이 사랑스러웠다.

우리 마을 담장을 아름드리 엮어놓았던 넝쿨장미들의 향연으로 하여..

언젠가 내집 울타리도 이 넝쿨장미로 빙 둘러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게 만든..

 

그 중..하얀 넝쿨장미는 내 맘을 더욱 끌어당겼었다.

하얀색의 순수와 순결..순백을 지향하던 스무살의 마음처럼..

 

 

 

 

 

1987년 6월 22일. 월요일. 맑음.

 

 

 

 

 

 

 

 

 

 

벗님과 한 사람에 대한 내 감정이 뒤엉켜 머릿속을 온통 헤집어 놓고 있다.

지난날 무엇이 그토록이나 나를 슬프게 했는지..

 

한 아이를 생각하며 흘리운 눈물의 나날..

그리움의 그 하루들이 오히려 그리워진다.

 

진정 사랑했다.

 

그리웠다.

 

오직 너 하나만이 내겐 전부였다.

 

 

 

 

 

 

 

 

 

 

그러나 지금의 내 감정은 결코 지난날처럼 순수하지 않다.

알량한 여자의 마음이 부끄럽다.

여태도록 소식 한 장 없는 사람이 야속하다는 생각은 없다.

단지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리라고만 생각한다.

 

이러한 마음이 신뢰라는 것일까..

지금 내 마음이 어지러운 것은..

왜 나란 여잔 단 한 사람을 미치도록 사랑하지 못하는가 ..하는 것이다.

 

방금 읽은 수기의 주인공처럼

그렇게나 한 사람을 위해 순종하고 설레이며 가슴앓이하지 못하는 것일까..

자기애..이기주의..

내겐 이러한 것들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걱정된다......

무엇때문일까.....

 

오로지 순수하게..

모든 이해타산을 버리고

사랑을 위해서만 사랑해야겠다.

 

 

높고 귀한 사랑..

 

그 어떠한 시련도 한줄기 눈물로

 

감수하며

용서하며

이해하며

기도하며

 

그렇게 사랑해야지.

 

 

 

 

 

 

 

- 스무살 일기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