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장미와 넝쿨장미로 장식된 창가..
오며가며 유난히 내 눈길을 끌던 참 예쁜 저집 창가..
아침마다 창을 열면 장미향이 온 방안으로 스며들어
예쁜 소녀의 아침을 깨우겠지.
나의 딸들의 방에 저런 꽃창을 달아 주고 싶다.
밤이면 별빛 눈부신 별창을 달아주고..
6월 23일. 화. 맑음
드디어 내속물근성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나는 이러한 나를 실컷 경멸하고 있다.
지금 새벽 2시 정도 되었을것이다.
월이는 방금 전..자리에 눕자마자 그대로 곯아떠러져버렸다.
9시까지 자율학습..
30분 거리를 걸어서 등하교하랴..그 무거운 고생보따리를 들고서..
집에 돌아와선 또 나에게 들볶이지..
마구마구 화가 났다.
나에겐 왜 그만한 인내가 없는지 모르겠다.
아무말이나 함부로 내뱉어 버렸다.
도대체 수학문제를 풀고 공식을 외우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월이에게 심한 말을 해버렸는지 모르겠다.
저렇게나 착하고 예쁜 내동생인데..
-중략-
그러나 이 나라에 이렇게 태어나 살고 있는 이상
현실을 외면해선 도저히 살아가기 힘들다.
그러기에 자정이 넘도록 나는 혈압을 올리고
월이는 한마디 거부없이 나의 독단에 순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굴레 안에서 가장 자기답게 자유롭기를 빌어본다.
무용도 잘 하고..노래도 잘 하고..너무 착한 내동생인데..
소위 인텔리층이라 불리우는 현대지성인들에게선
이기주의와 차가운 냉정만을 느꼈으며..
사람들 사이에서 더더욱 선명해지는 삶..
그 뿌리의 부패를 보게 될 뿐이다.
자유의 날개를 달고 세상풍파 헤치고 한 세상 아름드리 살아가는..
소박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살아가길 소망한다.
남을 속이지 말고..결단코 속히지도 않는 그런 현명한 사람으로 ..
훗날..꿋꿋이 이 험난한 세상에 고고히 서게 되기를..
이 언니는 기도하며 너희를 위해 가슴 태운다.
나의 천국 영원하여라. 부디..
- 스무살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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