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8월 24일. 새벽 4시경..
<빈술병님 그림>
어느덧 여인으로 성숙해진 내 몸구조를 더듬으면..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어진다.
한창 무르익는 과일처럼 ..
탐스러워 소유하고 싶어지는 단내 물씬 나는 싱싱한 과일인 양..
그러나..왜 이러한 자연의 순리에 반항하고 싶어지는 지 모르겠다.
내 마음이 하나도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세상은 내 여린 존재가 살아가기엔 엄청나게도 험한 곳인 것만 같다.
전부가 알 수 없는 것 투성이인 이 곳에서..
무엇을 의지하고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한다는 말인지..
지구가 둥글다지만 정작 지표면은 우둘투둘하지 않은가..
이처럼 모순만을 지닌 진리를 내세우며 우린 정신의 갈증을 해소하려 한다.
쓰고 싶지 않은 단어..
어쩌면 가장 많이 쓰여졌고..쓰여지고있는..앞으로 쓰여질..두 글자..
난 구태여 쓰지 않으련다.
진정 심오하고 성스러운 두 자의 글..
그 진정한 의미는 무엇이란 말인가..
남자는 한 여자를 소유하고 싶어한다.
사랑이란 이 두 글자를 내걸고서..
단지 사랑한다는 그 이유로?
과연 그럴까?
세상을 그래도 아름답다 여기는 눈빛 슬픈 사람들..
그네들은 발에 밟히는 낙엽의 가늘은 신음소리마저 사랑한다.
하늘이 푸르다는 그 하나의 이유로 하늘을 동경하며 우러른다.
왜 그토록 남자는 요구해오는가..
모든 것을 소중히 지키고 싶은 여자의 마음을..이해하려 않는가 말이다.
관계의 의미는 무어란 말인가..
동물적 본능..전율,,떨리는 두려움..아파오는 마음..
사랑을 하기엔 이르다 느껴지는 나의 계절..
그래서 사랑하지 않으려는 나의 이기적인 거부..
사랑받기엔 아직 어리기만한 스무살 내 마음..
< 스무살의 일기 中 >
- 벗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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