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억/스무살 이야기

외로와도 허무해져도 삶을 탓하지는 말자

by 벗 님 2012. 3. 4.

 

 

86년 8월 9일.토. 맑음.

 

 

 

 

 

삶이 허망하다고 느끼고 말았다.

애써 부인하려고 했지만 이렇게 방황하는 마음은 삶에 대한 허무에 짓눌려있다.

아니다.. 단지 이 현실이 미울 뿐이다.

나에게 허무를 안겨주는 이 사회구조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행복은 언제나 우리 손 닿는 곳에 머물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

오늘도 어제처럼 태양이 떠오르는 걸 보면..태양이 군림하는 한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

지나치는 행인들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차가운 현실을 한 줄 읽어내렸을 때도..

난 애써 밝은 표정을 지어보이려고 했다.

이 현실에 알게모르게 내자신이 동화되어 갈까 봐 ..움츠리고 떨고 있다.

이러한 내자신이 조금은 초라하다고 느끼면서도 나는 나를 너무도 사랑한다.

그러기에 이 현실 위에 내가 살고 있는 한..모든 걸 사랑하며 살아야할 것 같다.

 

 

 

 

 

 

 

 

766

 

 

만남과 대화를 소망하면서도 도피하려고만 했다.

왜냐고 물으면..난 부끄러워진다.

내 초라한 모습의 본체를 사람들이 알아차릴까봐 두려웠고..

내 존재가 좀 더 가치있음을 치장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제금..모든 것들이 한조각 허무로 덩그러니 남아 있을 뿐이다.

이제는 내존재의 초라함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대로 솔직하게 보여준다.

남들이 뭐라든 난 보잘것 없는 내존재..이것이 진실이라 여기고 있다.

 

 

어제는 소낙비가 내 허한 마음을 위로해주었다.

그러나 이제는 스스로 위로하는 아이가 되어야겠다.

난 매일 고독하지만 비는 가끔씩 내리기에..

지치도록 열심히 산다. 조금씩만 슬퍼하고 고독해하면서..

외로와도 허무해져도 삶을 탓하지는 말자.

행복은 언제나 내곁에 머물고 있으니..

 

 

 

<스무살 일기 中>

 

'♥추억 > 스무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들아  (0) 2012.03.11
선생님께.. -편지-  (0) 2012.03.11
우리 아름답게 살자 - 편지-  (0) 2012.02.25
갈팡질팡..헤매임..허덕임..  (0) 2011.12.27
소녀의 방  (0) 2011.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