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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스무살 이야기

사람들아

by 벗 님 2012. 3. 11.

 

86년 8월 13일. 수요일. 흐리고 바람..비..

 

 

 

 

 

길다란 흑발이 바람결에 흩날리는 기분은 참 좋았다.

넘실대는 초록이 싱싱해서 좋았다.

바람은 불고 나는 약간 쓸쓸해서 좋았다.

 

시가 음률처럼 흐른다.

내 서러운 가슴을 타고 별을 보며 무작정 떨구던 눈물처럼 흐른다.

흐른다.

우리 인생이..우리 젊음이..흐름 속에서 서서히 변모해 간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변할 수 밖에 없음이 진리인 듯 하다.

사랑도..우정도..

 

 

 

나는 이 현실이 밉다.

나를 겁쟁이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순응하지 못하고 반항한다.

반항할 힘마저 없었더라면 난 이미..존재할 수도 없을지 모른다.

참말 지독히 냉담하다.

무섭고 두렵다.

그래서 나 또한 변함을 연습 중이다.

아주 냉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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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뇌에 찌든 사람들아,

한 번쯤 네 본질이 숨쉬는 자연으로 돌아가 보라.

그 순수한 초록빛 속에서 너 또한 순수한 호흡을 토해 보려무나.

자연은 솔직하다. 정직하고 진실하다.

 

 

사람들아,

한번쯤 너를 떠나서 객관적으로 너를 바라보아라.

과연 얼만큼이나 진실하게 살아왔던가..반성해보란 말이다.

뼈아프게 후회도 한 번 해보란 말이다.

 

 

사람들아,

너의 거짓하나로 울음우는 가슴이 있다는 것도 너는 왜 모르는가 말이다.

 

 

사람들아,

변함은 신선해서 좋다고 생각지 않는가?

무언가 새로움이 있지 않느냐 말이다.

 

 

그래..우린 항상 새로와지는 슬기를 익혀야할 것 같다.

변한다고 해서 애석해하거나 슬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현실에 가장 솔직하게 순응하는 자세일테니 말이다.

 

 

 

 

 

- 스무살 벗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