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오늘도 어제처럼 허무만이 덩그러니 남은 하루였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모두들 잘 지내시는지요?
선생님들과 후배들..제가 아는 모든 분들께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어느덧 대학의 한 학기도 지나버리고 다음 학기가 저만치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요즘은 이 현실이 밉고 무엇보다 이 현실에 적응할 수 없는 제 자신이 미워집니다.
애써 삶에 충실하려고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만 충실할 수 있는 지도 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사색하고 대학의 낭만을 만끽하는 것..
이러한 것들도 제겐 그리 큰 의미는 못됩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허무를 뱉고 힘없이 허공만 응시하고 맙니다.
왜? .. 무엇이?..
갓 피어나려는 젊음의 꽃봉오리를 채 피기도 전에 시들게 만든는 것일까요?
힘없이 시들어버린 젊음을 나약하다고 비웃을 수도 있지만 그들을 탓할 수만는 없습니다.
이 현실.. 이 사회구조가 조금은 원망스러워집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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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제가 가야할 길을 후회하지 않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하려고 작은 몸으로 바둥거려 봅니다.
그러나 나름대로 충실했다고 말하는 선배님들의 한숨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결코 울지 않을 것 같은 남자의 두 눈에 맺히는 물방울..그건 또 왜일까요?
이유없이 떨구는 소녀들의 눈물과는 분명 다른 의미였습니다.
나 자신도 언젠가는 저보다 더 고뇌에 젖은 눈물을 흘리게 될 것만 같아 두렵습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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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우리에겐 언제나 내일이 있듯이 희망이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그렇게 믿으며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가슴 가득 고인 허무도 하나둘씩 거둬 들여야겠지요..?
인간은 고뇌속에서 성장한다고 하지만 전 어떻게 살아야할지 여태 방황하고 있습니다
단지 방황하는 마음을 인도 해주는 한 줄기 빛이 있다면..그건.. 사랑입니다.
제 삶에 포함된 모든 것들에 대한 사랑..
진실로 사랑하며 사는 것이 제 삶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사랑없는 삶은 상상조차 하기 힘이 듭니다.
세상과 사람들을 향한 사랑..
선생님..
만남은 저를 철없이 행복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때로 나를 울리고 아프게도 했습니다.
감히 물어봅니다.
이성간의 사랑이란 어떠해야 하는지요?
가장 가치있는 만남은 또 어떠해야 하는지요.?
이성과의 만남은 제가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헤어짐이 있고..
계절이 변하듯 우리인간들의 마음도 변할 수 밖에 없음을 분명 알고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애써 부인하고 싶었습니다.
그건 슬픈 것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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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정리된 모습으로 힘차게 생활하는 제 모습을 글로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 무한한 공허를 감내하기에는 제 가슴이 너무 여린가 봅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이 곳 하늘은 별이 많아 좋습니다.
도시의 회색빛보다는 풀내음 싱싱한 초록빛이 많아 좋습니다
그리고 젊음과 청춘이 있어 멋진 곳입니다.
내일이면 태양은 또 다시 떠 오르겠지요..
그러면 전 오늘보다 나은 모습으로 내일을 밟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작정 펜을 들었습니다.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아 펜대를 움직였습니다'
선생님 ..제 옹졸하고 두서없는 글들을 이해해 주시겠지요..
좀 더 성숙해지기위한 몸부림이라고만 여겨주십시요...
일천구백팔십육년 유월
어느 무더운 여름날에 ..
제자 ○○ 올림.
- 스무살의 벗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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