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태백산 산행을 가기로 한다.
1박 2일 코스로 함백산까지 종주할 계획이였지만..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 토요일 저녁에나 태백으로 출발했다.
이번엔 차는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하고 ..버스로..
그렇게 밤 늦은 시간에 도착한 태백..
정류장 근처에서 따끈한 국밥으로 허기와 추위를 달래고..
근처 모텔에서 하루 유하고 아침일찍 산행을 하기로 한다.
다음날 아침..
내남자와 내가 계획한 코스는 태백산의 모든 봉우리에 우리의 족적남기기..
그래서 우리가 선택한 코스는..
당골→제1문수봉→문수봉→부쇠봉→천제단→장군봉→주목군락지→유일사
◆ 당골에서 출발
당골에서 출발하는 산행팀들이 제법 많았다.
강원도의 겨울맛은 처음이라 나도 내남자도
평소보다 더 단단히 무장을 한다.
스패치도 처음 해본 날..
태백눈꽃축제..
언젠가 수빈이네랑 우리가족이 함께 왔던 곳..
눈꽃축제는 이미 끝나버렸지만 그때처럼
눈조각들이 눈부시다.
입구에서부터 아이젠이 필요하다.
눈꽃이 피었더라면 하는 아쉼움은 있었지만..
지난번 감악산 설산산행 이후 두 번째의 눈길산행..
기대된다.
내남자와 내가 선택한 코스가
사람들이 많이 오르는 코스가 아니여서 호젓했다.
산길도 한 사람이 지나다닐 만큼 좁은 오솔길 같은..
날씨도 봄날인양 따스하여..
두 겹이나 입었던 내피도 하나 벗어버리고..
여독이 덜 풀린 탓인지 가파른 산길이 제법 힘이 들었다.
그래도 좋았다.
내가 지금 태백을 오르고 있다 생각하니..
어느덧 하늘이 보이고 햇살이 비추이는 능선길..
이곳에서 다른 사람들처럼 가뿐 숨을 돌린다.
이제부터 능선을 타고 봉우리마다 오를려면 바람이 에일 것 같아..
벗었던 내피를 다시 입고 재무장을 한다.
◆ 소문수봉
소문수봉..
가장 낮은 봉우리였지만 첫 번째 만난 봉우리라 그런지
가장 인상에 남는다.
난 여기서 끝없이 펼쳐진 산맥들을 바라보며
와아~~하는 감탄을 연발했다.
산을 오른 자만이 누리는 특권..
허리에 손을 얹고 산 아래를 호령하듯 내려다 볼 수 있다는 것..
그냥 가슴이 후련해진다.
수녀복을 고대로 입고 산을 오른 수녀님과 그 일행들..
저 산 아래에서부터 앞서거니 뒷서거니 우리와 함께 오른 여인네들..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눈길에 미끄러져 넘어지면서도 꺄르르~~
웃음꽃이 피어나던 여인들..
◆ 문수봉
문수봉..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올라 있었다.
다들 이곳에서 힘들고 고단했던 산행의 휴식을
잠시 취하는 듯..
여기저기 두런두런 모여앉아 산정만찬을 즐기는 풍경들..
약속이라도 한 듯이 다들 이 곳에서
힘든 산행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하하 호호 깔깔~~즐거운 담소도 나누며..
저 맞은편으로 보이는 광활하고 줄기찬 산줄기가
함백산이란다.
예정대로였다면 오늘은
저 함백산을 타고 있었어야 하는건데..
군데군데 쌓여진 돌탑..
다들 저 앞에서들 기념촬영을 한다.
누군가의 정성과 바람과 간절함을 담고 서 있는 듯한 ..
돌탑들..
내남자와 나도
바위돌틈 사이 아늑한 곳에 자리를 마련한다.
날이 참 따스하여 봉우리에 바람막이 없이 앉아있어도
추운 줄을 모르겠다.
저 앞의 여인네들의 자잘한 이야기 웃음소리..
나누는 음식들까지 다 염탐이 된다.
간단한 소찬으로 배를 채우고
따스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부린 후..
다음 봉우리..부쇠봉으로 향한다.
떠나기 전 우리가 머물렀던 문수봉을 바라보니..
그 사이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 천제단 가는 길
저 멀리로 천제단이 보인다.
오늘 산행에서 우리가 찍어야할 정점..
그 아래의 봉우리가 아마 부쇠봉일 듯..?
육안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저 천제단 위에
개미처럼 바글바글한 사람들..
내가 사진 찍는 거 그렇게 꼴보기 싫어하더니만..
요즘은 자기도 스마트폰에다 이것저것 담곤 하는 내남자..
천제단으로 향하는 내남자의 뒷모습..
눈이 별루 안 쌓인 듯 보여도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않은 옆길은
내 허리까지 푸욱 빠질 만큼 깊다.
아까 오는 길에 어떤 여인네가 사진 찍겠다고 옆길로 빠졌다가..
아예 몸통이 눈속에 빠져버려..
옆에 있던 남정네가 잡아 끌어내줘서 겨우 구출된 사건도 있었다.
◆ 망월사
천제단 조금 아래쪽으로 보이는..
짐작컨데 망월사이지 싶다.
하산할 때..저 망월사에 한 번 들러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
줌으로 당겨보니 저곳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지만
아름다운 풍경이였다.
- 벗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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