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산행준비를 한다.
대구에 다녀온 그 다음날..다시 또 의성으로..
지난주 연거푸 두 번이나 친구아버님의 장례식에 다녀온 내남자..
우리 나이가 이제 친구 부모님의 부음을 듣곤 하는 나이가 되었나 보다.
무척 피곤해 하면서도 산행가자 하니..간다.. 한다.
자유로를 달리는 길..
길가의 가로수에 하얀 눈꽃들이 어찌나 이뿌든지..
내남자가 차를 쌩쌩 달려 겨우 저렇게만 담았다.
◆ 내남자의 뒷모습
"어느 산 갈까?"
"감악산 갈래요? 우리 정상코스로는 안 올라가봤잖아요."
그래서 정해진 오늘의 산..파주 감악산..
3년 전이였던가?
네비가 시키는대로 도착한 어느 한적한 절 마당에 주차하고..
우린 등산로가 아닌 길로 잘못 접어들어서..
계곡바위를 타고 길도 아닌 길로 너무 힘겹게 올랐던 감악산..
오늘은 제대로 된 코스로 올라본다.
<악>자가 들어간 산이 험하다고들 하는데..
감악산도 그닥 높지는 않으나 이름값을 하는 산이다.
언제나 저만큼 앞서 가버리는 내남자..
◆ 이쁜 설경
사실..이런 하얀 세상을 기대하고 온 건 아니였는데..
산이 깊어질수록 하얗게 펼쳐지는 설경들..
이미 나무가지 위의 눈꽃은 햇살에 져버렸지만..
산에서 처음 만나는 이토록 하얀 풍경에 난 행복해졌다.
◆ 쉼터
겨울 산맛을 아는 사람들..
그로써 하루 행복했을 사람들..
그 행복감에 동참할 수 있어서..
하루..행복한 나..
쉼터..우거진 소나무숲 아래 비치된 등받이 의자..
녹음 우거지는 계절에 하루쯤 산림욕을 하러 와도 좋겠다.
공부하느라 지친 우나 생각이 먼저 난다.
이곳에서 피톤치드 한껏 마시며 하루 푹 쉬게 해주고 싶다.
나란히 벤치에 놓여진 당신과 나의 가방..
나란히 가뿐 숨 고르고 있는 당신과 나..
◆ 눈도장 찍기
아이젠을 장착한 내 발자국..
태어나 처음으로 아이젠을 한 역사적인 날..
자그마한 내 손도장..
내남자 기다리며 혼자 놀구 있는 나..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버린 내그림자..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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