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남사를 지나 배내골로 가는 산길가엔 싱싱한 코스모스가 한들거린다.
울엄마랑..동생 홍랑이랑..내남자랑 나랑..가을억새산행을 가기로 한다.
차창을 스치는 코스모스의 눈부신 한들거림이 하 이뻐..마음이 설렌다.
영남 알프스는
영남 동부지역에 위치한 해발 1,000m 이상의 산악군을
태백산맥의 남쪽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으며
낙동강과 평행을 이루고 있다.
영남알프스의 봉우리 중..
간월산과 신불산을 오르기로..
오늘의 동행인..
바로 아래 동생 홍랑이..내남자..울엄마..
난 포즈를 취하지 않는 자연스런 모습들이 좋다.
간월산 으로 가는 길은 내내 나무계단길이다.
굳이 나무계단을 왜 만들어 놓았을까..하는 엄마의 말씀에..
나도.. 동생 랑이도..
그냥 자연 그대로의 산길이 더 좋다..며 동감을 한다.
그리 길지 않는 나무계단이 끝나니 바로
간월산 정상이다.
홍랑이가 가져온 자두만한 앙증한 사과..
참 달고 맛나 두 어개를 아작아작 먹었다.
신품종이라고 하는데.
.방울토마토 마냥..대박조짐이 보이긴 하는데..
나의 직감이란 영 믿을 게 못되니..
자신있게 말할 순 없다.
정상에 올라선 순간
가슴엔 행복한 느낌이 가득차 온다.
정상에서 바라본 하늘은 구름은 가을빛은 ..
감탄이다.
30여년 산을 타신 울엄마는
영남알프스 봉우리들을 수도 없이 오르셨단다.
동생 랑이도 휴일이면 제부랑 자주 오르던 산이란다.
다정한 장모와 맏사위..
잘 여문 가을햇살에 반짝이는 은빛 억새들..
산정에 펼쳐진 능선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길이다.
그 은빛 수풀 사이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풍경은
언제나 아름답다.
간월산 정상에 오르니..
드디어 고대하던 억새군락지가 펼쳐져 있다.
억새풀밭 속에 포근히 자리한 사람들의 산정만찬..
소풍나온 아이들같은 저 풍경 또한..이쁘다.
후훗~~
이 아저씨들..세분이였는데..풍경 찍는척 하면서 몰래 담은 몰카다.
올라오는 길에 어떤 일이 있었느냐면..
올라오는 내내 내가 좀 힘들어 하니..그런 내가 엄마는 안쓰러우셨는지..
나더러 이리 와보라 하시더니..
내 가방에 있는 사과봉지를 덜렁 꺼내어..
동생 랑이의 가방에다 덜컥 넣어버리시는게 아닌가..
사실..내 가방엔 내가 마실 물 한 병이랑 사과 한 봉지가 전부였는데..
홍랑이에게 무안해진 내가 웃으며..
"엄만..큰딸 가방에 짐을 꺼내어 작은 딸 가방에 넣으면 어떡해..?"
"홍랑이 집에 가서 씩씩~~거리겠다."
우리 세 모녀..그렇게 한바탕 웃고 있는데..
뒤따라 오며 이 모습을 지켜보던 저 아저씨들..가는 내내..
콩쥐팥쥐가 어떻고..
동생 홍랑이 보구 혹시 줏어 온 거 아니냐..다시 한 번 알아봐라는 둥둥~~
저 아저씨들이 건네는 농 덕분에 힘든 오르막길..
웃으며 오를 수 있었다.
산정에서의 막걸리맛이야..아는 사람은 아는 맛..
막걸리 마시며..잠시 쉬는 중에..
저 뒤로 보이는 신불산을 오를까..어쩔까..설왕설래..
사실..산도라지랑 산마늘을 캐느라 시간을 너무 지체한 탓에..
신불산까지 갔다 되돌아가기엔 시간이 빡빡하다.
산속에서의 해거름은 느닷없이 찾아오기 마련이어서..
그래도 내가 한사코 신불산엘 가자 하니..
엄마는 언제 또 와보겠냐 시며..온 김에 가자..하신다.
그래야 아쉬움이나 여한이 남지 않는다고..
그리하여..우리는 저 기다란 계단길을 오르기로 한다.
신불산의 아름다운 억새평원을 만나러..
바람에 흔들리다 햇살에 부딪치는 억새들의 몸짓..손짓..
은빛 물결 너울대는 억새평원..
물결처럼 흘러가는 알록달록한 사람들..
간월재 탑 아래 하얗게 흐느끼는 구절초..
눈이 부시다..
- 벗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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