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7월 20일
홍랑이랑 함께 올라왔다.
지금 마음이 좋지 않다.
또 다시 엄마 아빠껜 죄많은 딸이 되고 말았다.
귀여운 동생들..착한 미소만을 머금던 내 사랑하는 사람들..
아~난 언제까지 이렇게 나쁜 딸..언니가 되어야하나..
무어라 용서를 빌어야한다 말인가..
아빠의 그을리신 모습..어딘가 한이 스며있는 듯한 엄마의 표정..
난 행복을 드리고 싶었는데..
근심만을 잔뜩 남겨놓고..훌쩍 내 안락만을 위해 이곳으로 왔다.
난 이렇게 도피하고 있다.
내게 불리하다고 판단되면..내 안식이 있는 곳으로 도망해버린다.
그러나 결국..난 이렇게 괴로와하고 있고..모두들 잠든 밤도 쉬이 잠못 이루고 있다.
그 숱한 불면의 밤도 어찌 생각하면 내가 좋아서 지새웠던 밤인거 같다.
그렇다면 난 어떻게 보상해야하나..
내가 얼만큼 괴로워야 그들에게 지은 죄를 용서 받을 수 있을까..
아무도 모른다.
내가 얼마나 비열하고..그런 척 하는지를..
타인에겐..엄마아빠게 효도하는 척..
동생들에겐 좋은 언니인 척..
친구들에겐 내 사랑을 아낌없이 주는 척..
아~모든게 위선이고 자만이다.
♪~ 니가 행복하다면 이별도 사랑이니까..
본질을 알고 싶다.<사랑의 본질>
엄마.. 아빠..동생들..친구들.. 내가 아는..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
참된 것만으로 사랑하고 싶다.
허상으로 하는 사랑이 아니라 내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는 사랑..
나를 무참히 깨트리고 ..슬프도록 아프게 하더라도..
아~그래도 사랑할 수 있는 나..
○. 향. 숙.
많이 방황하고 고뇌해라.
처절하리만치 몸부림쳐라.
그래서 티끌만한 깨달음이라도 얻어라.
미움보다는 그 속에 고요히 침잠해 있는 사랑의 씨앗을 싹틔워라.
사랑해라..
사랑한다..
사랑하고말고..
사랑해야지..
이 세상에 있는 어떤 것이라도 내가 알고 있는 한..모두
사랑해야지..
우선 착하게 산다.
그리고 가장 너그러운 포용으로 모든 걸 이해하도록 노력한다.
그 다음은 이유없이 조건없이 내 삶에 포함된 모든 것들을..
사랑한다.
7월 21일. 비..
<사랑 없는 지식이나 지식 없는 사랑은 어느 것도 훌륭한 생활을 낳지 못한다.>
사랑은 조건도 없고 이유도 없다.
있다면..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 무엇을 생각한다는 것은 순수치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난..순수하지 않다는 말이다.
순수해지고 싶다.사랑 앞에..
무색의 투명한 마음을 가진 나이고 싶다.
- 스무살의 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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