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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살던 동네를 한바퀴 돌고 난 후..
엄마랑 난..
그 시절 내가 등교하던 길을 따라 ..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엘 가기로 한다.
골목길은 어떻게 변했을까?
찾아갈 수는 있을까?
학교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까?
♥
그렇게 엄마랑 옛동네를 한 바퀴 돌고..
다시 마을 초입의 굴다리 밑..
굴다리를 통과하는 바람이 참 시원해서 마을 어르신들의 쉼터가 되어주는 이곳..
엄마는 멈추어..할머니들께 옛시절에 대해 여쭈어 본다.
마을에 대해 우리보다 잘 모르시는 걸 보니..
여기 터줏분들은 아니신 듯..
초등학생이던 어린 나는
아침마다 이 굴다리를 통과해서 등교를 했었다.
저 굴다리 밑을 동무들과 깔깔거리며
얼마나 숱하게 오갔을까?
어쩜~내 살던 동네와 마찬가지로 학교 가던 길도..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변한 게 없다.
하나도 변한 게 없다.
이 길을 걸어서 처음으로 초등학교 입학식 하러 가던 날이 떠오른다.
바로 이 길 위에서다.
엄마랑 손 잡고 희야랑 희야엄마랑 함께..
가슴에 하얀 손수건 달고 좋아서 통통거리며 걸어가던 ..
내 기억 속의 입학하러 가던 날의 풍경..
이 골목길..
이렇게 좁은 길이였구나..
그래도 그 시절엔 이 골목길에 양옥집이 주욱 있었고..
그 당시엔 귀하던 초인종이란 것도 달려 있어..
하교길..친구들이랑 남의 집 초인종을 눌러놓고는
잽싸게 내빼던 놀이?도 하던 그 골목길..
저 길 옆의 양옥집에 중앙시장에서 옷장사를 하는 곱추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그 당시 이 동네에선 알부자라고..
그 곱추부부네 아이들은 좀 작고 말랐지만 이쁘고 건강했고 정상이였다.
난 그 때 친구들이 하는 얘기를 귀동냥으로 듣게 되었다.
곱추는 한 세대 걸러 유전이 되는 거라고..
저 애들이 나중에 아기 낳으면 곱추를 낳는다고..
어린 마음에도 그 얘기가 참 슬프고 충격적이였는데..
진실이 무엇인지는 아직도 정확히 모르고 있다.
아까 그 골목길의 끝에서 꺾어지면 바로 울 큰집이 나온다.
등하교 때면..하루도 걸르지 않고 들리던 곳..
하교할 때면 학교랑 울집이랑 딱 중간에 위치한 큰 집에서
실컷 놀다 가곤 했었다.
저 대문만 보면 생각나는 일화..
나랑 동갑인 사촌 정태는 생일이 늦어 나보다 한 해 늦게 학교엘 들어갔다.
초등 일 이학년쯤 되었을까?
그 날도 방과 후에 큰집에서 사촌 정태랑 마당에서 놀고 있는데
저 대문을 활짝 열어젖히며 군에 간 삼촌이 들어오셨다.
제대를 하신 건지..휴가를 나온신 건지..
군복에 어깨에는 커다란 군용쌕을 매시고..
한 쪽 손에는 과자를 세 봉지 들고 계셨는데..
그 세 봉지를 전부 다 정태에게 주며..
바로 옆에 있는 난 아랑곳하지 않고..
"형이랑 누나하고 나눠 먹어라."
어린 맘에도 어찌나 서운하던지..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그 얘길 몇 번이나 하더란다.
난 엄마가 왜 그리 삼촌을 싫어하셨는지..
저 과자사건 하나만 봐도 ..
시집와서 엄마가 겪었을 일들이 대충 이해가 된다.
그리고 그 이후..
나 시집 가서 우리 우나가 태어나도록 삼촌에겐 도무지 정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이젠 삼촌도 마니 늙으셨고..
예전의 그 성정도 마니 누그러지신 듯 하고..
다 지난 일이니..
여긴 중학교 때 단짝이던 미희네 집..
미희네도 딸만 여섯인가 그랬는데 미희가 아마 네째쯤 되었던 듯 하다.
미희 어릴적 아명이 <노미>라고 했다.
<놈>을 늘여서 부른 이름이란다.
하도 딸만 내리 낳으니..
점쟁이가 이름을 그렇게 지으면 동생을 아들 낳는다고..
그러고 보니..우리 세째도 <추월>이다.
이제 딸은 그만 <치워라>라고 그래서 이름이 추월이가 되어버렸다.
오른쪽 저 언덕길을 올라가면 연이네 집이 나온다.
왼쪽으로 가면 평지인데도 난 굳이 저 언덕길을 올라
연이랑 같이 학교엘 가곤 했었다.
어쩜 이렇게 하나도 안변할 수 가 있지..
집이며 길이며 담벼락이며..내가 초등학교 가던 길..고대로다.
물론 페인트가 다시 칠해지고 집이 보수되긴 했지만..
내 기억 속 고대로..
무슨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다.
왼쪽 담은 그 당시 제일중학교 담장이다.
나 살고 있을 적에 학교가 이전하고
그 학교자리에 지금의 이 아파트단지가 들어섰었다.
등교하던 길에 이 갈림길에서 매번 망설이곤 했었다.
주로 오른쪽 길을 선택해서 다녔지만..
가끔 오른쪽길이 지루하다 싶으면 왼쪽길로 다니고..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이 골목길..저 담장..
어찌 여덟살의 내가 보았던 고대로일 수가 있는지..
그래도 그 비좁은 골목길을 빠져 나오니..
조금은 환해진 동네..
오른쪽엔 그 당시 유일한 목욕탕이였던 일신탕이 있던 자리..
이젠 사라지고 없네..
내가 다니던 학교가 있을까..조금 초조했었는데..
골목길을 돌아드는 순간..
너무나 정겨운 언덕길..
저 위에 옛모습 고대로의 교문이 보인다.
약간 비스듬한 이 길로 우르르 쏟아져 나오던 아이들..
꺄르르 웃음 물고 재잘재잘 거리며 삼삼오오 다니던 아이들..
바로 그 아이들이 등하교 하던 길..
저 길 위에..
리어카로 뻔데기를 팔던 아저씨..
산에서 캐온 칡뿌리를 팔던 아저씨..
아직 여물지 못한 풋복숭아를 팔던 아줌마..
그 시절의 간식거리라는 게 ..
그렇게 자연에서 나온 것들이였는데..
물론 더 아래쪽 도로가로 나가면..
어린 우리들의 군침을 돋구던 ..
뽑기며 오뎅이며 핫도그며 도너츠를 팔던 가게가
주욱 늘어서 있기도 했었다.
시간여행을 한 듯..
저어기 나 어릴적 다니던 국민학교가 보인다.
- 벗 님 -
마을의 모습... 제 어릴적 고향과 참 닮았습니다.
福 많으신 벗님... *^^*
시골에가면 한번쯤은 둘러봐도 될탠데 게을러서 방콕만하다가오니..
원래 가까이 있으면 잘 안가지는 법이잖아요.
머스미님은 어릴적 엄청 개구졌을 거 같아요.
웬만한 남자아이 못지 않게요..^.*~
미꾸라지 한마리 잡질 못햇는걸여..더러운곳은 가지 않을려했구..
지금도시골가면 밭에 나가보지도 아너요..
지금은 세상에 계시지 않는 스승님..
그리운 그 시절 이야기들..
고운 벗님 모습이 절로 떠오르는 풍경인데요
엄마께선 그 때 그 시절 되짚으며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
옛 추억을 불러 일으킵니다.
그 옛날의 골목길
그리고 담임 선생님들과 친구들
아련한 추억입니다.
좋은 추억을 사진과 글로 너무 예쁘게 담으셨습니다.
아름답고 부럽고 어머님 행복해 보이십니다..
나도 가끔 아무 걱정 없던 어린 시절로 돌아 가고 싶은..
하지만 이렇게 대리만족 하렵니다..벗님 감사..
저도 그런 기억이 있답니다...그런데 자존심 있어 아무말도 안하고...
.
노미 와 추월이...
그래도 둘 다 이름이 이쁘네요...
우리 때는 말자가 참 많았고...끝순이도 있었지요.
학교 담임 선생님 중
고 박선생님이 벗님인생 중에 가장 자리를 한 스승이시군요...
벗님은 꼭 고만큼의 엄마가 되시는 중^^*
어렸을적엔 그렇게
크게 느꼈던 운동장도 나이들어보니
얼마나 작던지....
아버지전근따라 다니느라
초등학교때 학교는 거의 기억이 없었는데
우연히 여행길에 지나치면서
느꼈던건 아~운동장이 저리 작았던가? ㅎ
엄마랑 동행하셨으니 그 시절의 느낌이 더 가까이 다가왔겠지요,,
저는 합천에서 초딩전에 대구로 이사와서,, 전학을 두어번 했었지요,,
그래서인지.. 아이들의 얼굴도,, 선생님의 기억도 희미하기만 합니다..
벗님따라 추억여행을 걸어보니 비가 내린 탓도 아닌 오늘따라 마음이 먹먹해져옵니다..
학교나 친구들에 대한 정감이 덜하게 되겠지요.
그래서인지..전 우리 우나랑 쏭이를 한차례씩 전학을 시켜서..
그게 참 미안했어요.
아이들에게 친구랑 추억을 앗아버리는 거 같아서..
저야..같은 동네 같은 친구들과 초등학교...중학교..그렇게 다녀서..
추억과 그리움이 많은 편이죠.
합천...언젠가 해인사쪽으로 여행을 한 적이 있는데..
경치나 마을 풍겨이 참 정겨웠던 기억이 있어요.^^*
6살에 고향을 떠나온 후 한번도 가본적이 없었지요,, 갈일도 없었구요,,
그런데.. 그날은 고향엘 가보고 싶어진겁니다..
먼저 해인사엘 갔는데.. 비가 내려서인지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네요,,
혼자서 절을 둘러보고 터벅터벅 내려와 주소만 들고 고향마을로 찾아갔지요,,
누구를 만나러 간것도 아니였고,, 그렇다고 아는 분들도 없고,,
마을앞으로 난 도로를 걸어서 내가 살던 집이 어딘가,, 하고 바라보니
어릴적에는 고래등같이 보였던 집이 초라하고 낡은 지붕과 키가 낮은,,,
동네 공터도 운동장같았던 그곳도 좁게 보이더라구요,,
참 기분이 묘해지데요,,, 눈물이 왈칵 쏟아질것 같았어요,,
기웃거리고 있는데.. 밭에 나온 동네 어르신이 저를 알아보셨어요,,
한걸음에 달려오셔서 두손을 따뜻이 잡으시고 누구누구네집 인숙이 아이가?하십니다..
저는 멀뚱멀뚱하게 그분을 바라보고 있었구요,,
안부를 잠시 전하고 마을을 뒤로 했습니다..
마을 도로를 얼마나 걸었는지 조차도 모르겠더라구요,,
내 눈물이 뜨겁게 비와 함께 내리고 있었어요,,
벗님의 추억여행길의 글을 보면서 다시 한번 고향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마니 하게 됩니다..
그때는 마음이 얼떨떨해서 오래 머물고 있진 못했어요,,
얼마전 고향에 사시는 어르신과 친정엄마랑 같이 만난적이 있었는데
엄마 모시고 내려오라시던 말씀에 시간내어서 엄마랑 가야겠어요,,
저도 6살 되던 해에 고향을 떠나 왔어요.
어린 마음에도 고향이 얼마나 그리웠던지..
전 23살..대학 4년때..
그냥 무심히 쳤던 공무원시험이 함격했다길래..
호적초본 떼러 고향엘 방문하게 되었어요.
그당시 호적초본은 본적에서만 뗄 수가 있었거든요.
그렇게 꿈에서도 잊지 못하던 고향땅엘 갔는데..
내 기억속의 그 마을모습은 맞는데..
어쩌면 마을도 집들도 큰집앞의 연못도..
내가 기억하는 것의 3분의 1로 축소복사해놓은 듯..
저렇게 작은 마을이였나..
마을길에서 만난 어르신께 누구누구 딸입니다..하니..
단박에 알아보시며..니가 숙이가? 하시며 어찌나 반기시든지..ㅎㅎ~~
전 5촌 아제네 댁에서..하루 유하고..그렇게 떠나왔던 기억..
그래요..
어머님이랑 꼭 다녀오셔요.
저도..내 고향보다는 엄마의 고향엘 꼭 다녀올려구요.
생전 그런 말씀 안하셨는데..요즘들어..엄마의 고향엘 가보고싶다고..
시집 오시구..몇 번을 가보셨을지..??
우리.. 엄마 모시구 꼬옥 다녀오기로 해요..너님..^^*
재밌게 읽었네요.
저녁무렵에 비가 한차례내려줘서 열을 식혀가고..
션한밤이되겠네욤 감기조심하세욤..
결국 그 감회는 엄마의 사랑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고
그 사랑의 보답으로 엄마같은 엄마가 되시겠다는 다짐까지.
저는 너무나 변해버린, 어릴 적 모습은 사라지고 없는 고향이라서 가기도 싫답니다.
부럽군요. ^^
우째....그 많은 담임 샘을 일일이 어떤 분이었는지 기억하시는지요~ㅎㅎ
저는....초딩 시절 그래도 나름 애틋했던 샘...존함도 가물가물~ㅋ
아무도 기억 안나고.....중3때 짝사랑했던 총각샘 얼굴만 지금도....너무나 또렷하니~ㅎㅎㅎ
너무나 정겨운 벗님의 시간여행.....
재미난 이야기에 취해....야밤에 피곤도 잊고....저두 함께 울산 복산초등학교 주변을 맴돈답니다~^^*
어여쁜 벗님~~~~굿 나잇~~ 운동장 가 미끄럼틀에서 만나요....오늘밤 꿈 속에서~ㅎ
오늘 다시 꼼꼼히 읽으니 더 대단합니다.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읊조리듯
정태, 노미, 추월이,
과자를 안 나누워준 미운 삼촌 그리고....
그런데 벗님도
초인종 누르고 내빼신 적 있으세요?ㅎㅎ
그냥 ..수박겉핥기식의 추억담이죠.
너무 길어질까 최대한 간략히 기록할려고는 했는데..
세세히 기록할려면..아마 몇날 며칠이 걸릴 듯 합니다.
푸훗~~
어릴땐 남자아이들 몇 거느리고 다니던 골목대장이였슴다.
믿거나말거나..요..ㅎ~~
개구리 잡아서 뒷다리 연탄불에도 구워먹었으니..
지금 생각하면..어찌 그랬을까..싶어요.ㅎ~
저는 오히려 계집아이 같고 눈물 많고
골목대장 같은 아이랑은 잘 안 어울렸는데
우리가 어릴 적부터 알았다면
서로 난감하고 적대적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ㅎㅎ
멋진 골목길입니다
어머님이 미인이시네요
학교는 어디나 바뀐 모습이 똑 같네요
추억은 항 상 아름다운 포장지로 감싸여져 있습니다
풀어 헤치면 더욱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릴 반기죠
가장 위대한 선물 추억보따리를 가슴 가득 가지고 계신
벗님의 모습은 아름다움이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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