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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스무살 이야기

알게모르게 내게로 다가온 넌 누구니?

by 벗 님 2011.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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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년 5월 3일.토.

 

대학..낭만의 전당..

그렇다.나는 지금 이 현실에서 살고 있다.

만남과 대화를 사랑하며 진실을 찾으려 한다.

무엇이 진실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진실은 느낌만으로 충분히 알 수 있으리라.

 

 

 

 

5월 6일.화

 

울고 싶다.

하염없이 눈물흘리고 싶다.

오랜만에 나의 두 볼을 적시는 눈물방울이 이렇게 정겨울 수가 없다.

요즘들어 나의 생활이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느낀다.

외로움도 그리움도 눈물도 고독도

모두가 오랜 나의 친구들인데..

난 이들을 잊어버리고 살아왔다.

 

아! 난 나를 알 수 없다.

나의 삶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되도록 웃으려고 노력하지만 진정한 웃음의 의미마저도 찾을 길이 없다.

울고싶지만 눈물마저 말라버려 나의 감성은 허덕이고 있다.

감미로운..포스근한.. 그 무엇이 간절하다.

 

이유없이 내리던 눈물이..이제금 서러운데도..

사랑하리라..사랑하고 말리라..

어차피 한 세상..

우린 얼만큼 진실하게 살 수 있을까..

우린 어떻게 살아야 하나..

 

 

 

 

5월 10일.

 

남학생기숙사 페스티발..

처음으로 손 잡은 날..

 

 

 

 

5월 11일.

 

둘이 앞산 등산..

 

 

 

 

 

 

 

 

 

 

 

5월 15일.

 

 

얼만큼의 날들이 지났을까..

겨우 한 달 하고 이틀..

알게 모르게 내게로 다가온 넌 누구니?

이 마음은 아무런 동요도 설레임도 없는데..

네가 나를 좋아한다. 정말 좋아한다?

 

그래..우린 서로 이해하고 사랑해야한다.

삶이란?

어쩌면 눈물일런지도 모르는데..

슬픔이 때론 쓰리지만 우린 슬퍼도 사랑하면서 살자.

 

 

나랑 같이 있고싶어한다.

왜일까..

느낌으로 전해오는 마음을 대충 읽으며

내곁에 있는 네가 나도 좋아질려고 한다.

 

연못벤취에서의 첫 대화 이후로 줄곧 같이 지내왔던 우리 둘..

서로 통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넌 나를 좋아하게 되었을까..

 

둘은 너무너무 다정하게 지냈다.

꿈꾸어오던 낭만..

나의 삶을 넌..얼마나 풍족하게 해주었는지..

자연의 싱근 푸름속에서 난 아이처럼 마냥 기뻤고 즐거웠다.

아무 근심없는 아이마냥 난 지금도 철없이 행복해 한다.

 

도서관에서의 만남..러브로드..네잎클로바..

초원의 양들..젖소..우리 둘이 쌓은 돌탑..

너의 돌팔매질..덩쿨나무아래에서의 대화..

산토끼를 보았던 날..긴 대화..너의 진실..

할미꽃도 보았지..산에서 나무를 캐오고..

달성공원..앞산등산..

기숙사축제..우리가 처음 손을 잡은 건 그 때였었나 보다.

 

그저께는 내리는 비는 아랑곳하지 않고 담밑에서

넌 얼마나 정다웁게 나를 바라보았는지..

바람은 불고 추웠지만 난 그렇게 오래오래 있고 싶었다.

비는 내리고..

우린 하염없는 비보다 더 많이 내리는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스무살 일기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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